세상에서 제일 잘난 나 - 자신감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1
김정신 지음, 박선미 그림 / 소담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이다. 어린이를 위한 수많은 덕목 중에서도 이 책은 '자신감'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감이란 무엇일까? 자신감이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남앞에 잘 나서지 못하는 것도, 겁이 많은 것도, 친구 없이 외로운 것도 이런 자신감이 부족해서이다. 자기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자신있게 나서지도 못한다.

이 책에서는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고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는 대호,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남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민정이, 울보 겁쟁이 용우, 외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외계인이라 불리는 소라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친구를 사귀는 자신감, 앞에 나설 수 있는 자신감, 두려움을 극복하는 자신감, 그리고 남과 다름을 극복하는 자신감으로 나누어져 있다.

저학년은 학교에 적응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는 엄마의 품을 벗어나 여러 친구들들과 만나게 되고, 그들과 어울려 함께 수업을 받으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 자기 스스로 친구를 사귀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호의 엄마처럼 '공부를 잘 해야 친구가 많다'며 친구사귀기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하기를 바라는 엄마들이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대호의 말처럼 '친구가 있어야 학교에 가고 싶고 공부도 즐거워지는 것'이다. 대호는 친구가 없는 외톨이가 되자 스스로 '투명인간'이 되고자 한다. 투명인간은 아무도 보지 못하니까 누구도 자신에게 말을 걸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자신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대호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관심도 없고, 자기를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대호 자신이 다른 친구들에게 아무런 관심을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정호가 대호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는. 그리고 소풍날 일어난 일을 계기로 대호는 아이들과 다시 친구가 된다. 대호는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들이 자신에게 먼저 다가오기만을 기다린 것이다. 친구가 되는 것은, 서로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자신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아이들이 자신과 친구가 되어줄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민정이는 책을 좋아하고 책 내용도 많이 알고 있지만, 독서퀴즈왕은 언제나 영아 차지가 되어 속이 상한다. 민정이는 별명이 책벌레일 정도로 책을 좋아하지만, 아이들 앞에 서면 얼굴이 빨개지고 말을 더듬게 된다. 그래서 독서퀴즈왕이 한번도 된 적이 없다. 이런 민정이 앞에 나타난 책벌레가 남 앞에서 자신감을 갖는 3가지 법칙을 알려준다. '심호흡하기, 다른 아이들도 남앞에 서기 전에 떨린다는 것 알기,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옳다는 믿음갖기'.

용우는 도시에서 살다 시골에 왔다. 그래서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다. 그런 용우에게 예전에 잡았다가 놓아준 두꺼비가 나타나 용우의 두려움의 원인을 알려준다. 용우가 들었던 이상한 소리는 땃쥐와 지네가 싸우는 소리였고, 맹꽁이 소리,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의 행동 등, 알고나니 별 것 아닌 것들이었다. 즉 무서움은 자기 마음에서 오는 것이므로 그것의 실체를 알게 되면 하나도 무서울 게 없다.

소라는 외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이다. 아이들은 외모가 다른 소라를 외계인이라 부르지만 소라는 그런 것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단점을 드러내 놓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애쓰는 아이이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를 다룬 이야기가 점차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이 그 아이들의 관점보다는 그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쓴 글이 많다. (장애인을 다룬 글도 이와 비슷하다) 그래서 그들의 어려움을 느끼기 보다는 막연한 동정심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책의 소라에게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난히 밝고 활발한 소라에게서, 자신의 단점조차도 드러내놓고 극복해나가는 아이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과연, 이 이야기가 남과 다름을 극복하는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소라가 아이들에게서 인정을 받는 것은, 같은 반 아이의 동생을 잘 보살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을 읽은 다음, 우리집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올해는 우리집 아이도 유치원에 간다. 유치원에 가면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어야 하고, 남앞에 나서서 발표도 하고 이야기도 잘 하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서이다. 아이와 함께 며칠 전 벡스코에서 하는 '도전지구탐험대와 버블매직쇼'에 가서 무섭게 보이는 동물들도 만져보고, 스스로 무대 앞에도 나가보는 등 자신감을 표현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해보기로 했고, 한솔이는 그것을 아주 잘 해내었다. 유치원에 가서도 잘해내기를 기대해본다.

<비어디 드래곤을 팔에 올려놓은 한솔이> 



<버블매직쇼에 나간 한솔이> 



 
남 앞에 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버블쇼 진행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아이들. 한솔이는,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했다. (엄마만 알아듣는다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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