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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격태격 오손도손 ㅣ 이야기 보물창고 16
신형건 옮김, 아놀드 로벨 그림, 샬롯 졸로토 글 / 보물창고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겪으면서도 지나치기 쉬운 일상이 그려진 그림동화이다. 아무리 큰 싸움도 알고 보면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의도적이지 않은 작은 실수가 큰일이 되곤 하는 걸 우리는 자주 보아왔다. 그러나 막상 나 자신이 사건의 당사자일 때는 그러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잔뜩 흐리고 비가 내린 날 아침에는 가끔 짜증을 내거나 아무 것도 아닌 일에도 쉽게 화를 내기도 한다. 그저 날씨 탓이다. 이 책 속의 아빠는 출근하면서 엄마에게 키스하는 것을 깜박 잊고 말았다. 글만 읽었을 때는 단지 아빠가 키스하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지만 그림을 보면 아빠의 표정은 화가 난 사람이다. 그렇게 출근하는 아빠를 보면서 엄마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게다가 날씨까지 더 우중충해졌다.
일의 시작은 그것이었다. 하루쯤 키스를 안 할 수도 있지만, 그날은 비가 내리고 잔뜩 흐린 날씨가 사람들의 기분을 더욱 나빠지게 만들었다. 누군가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렇게 시작된 하루는 조나단에게, 샐리에게, 마조리에게, 에디에게, 멍멍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단지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씨때문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누구나 비가 온다고 매번 하던 일을 잊어버리거나 이유없이 화를 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의 싸움은, 그리고 엇나간 인간관계는 이러한 사소한 일들로부터 시작된다.
에디가 밀쳐냈던 멍멍이는 비가 오는 곳에 아랑곳하지 않고 평소처럼 장난을 치며 에디의 얼굴을 핥아준다. 간지럼을 참다못한 에디가 웃음을 터뜨리자 어느새 화가 났던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마조리에게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연필을 건네준다. 마조리는 웃음이 났고, 샐리와, 조나단, 엄마, 아빠도 웃게 되고 해가 반짝 나타난다.
살면서 우리는 이런 일을 너무나 많이 겪는다. 토라지고 화를 내고 삐쳤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웃으면서 즐거워한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다. 티격태격하다가도 오손도손 살아가는 게 우리의 삶이다.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이 책 안에 그 답이 있다. 문제를 푸는 열쇠는 언제나 우리 자신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