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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걸어가요
이선주 글.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7월
평점 :
솔직히 말해보자. 이 그림책. 정말 어렵게 느껴졌다.
에너지로 가득찬 듯한 그림의 소녀가 빠르게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가 걸어가요]라는 제목을 넘어서면 "넌 누구니?"라는 질문을 만난다. 그 누구는 이 그림책을 보고 있는 '나'일수도 있고, 내가 아는 어느 누구일 수도 있다. 그 무군가의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가장 사전적인 뜻이라면, 다른 고장을 찾아가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행'을 다른 의미로도 많이 생각한다. 내 머리속과 마음 속을 여행할 수도 있다. 나는 처음 이 그림책이 바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첫머리에는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구름 위에서 밖을 쳐다보는 누군가. 구름 위에서 세계를 내려다보는 누군가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세상의 다채롭고 아름다운 예술을 즐긴다. 그리고 또다른 누군가가 걸어간다. 가장 평범해 보이는 얼굴 뒤에는 세상에 이름을 드높인 사람들의 얼굴이 있다. 언젠가 우리 중에 누군가는 바로 그들 중 한명이 될 터이다.폭풍처럼 힘든 세상을 만나기도 하고, 끝을 알 수 없는 세게에 도달하기도 하지만, 에너지로 가득찬 세상에서 자신만의 삶을 낚아올리며 살아간다. 우리의 삶은 바로 내가 그리는 하나의 그림과 같다. 어느 색을 칠하는가는 나의 마음에 달려있다. 내가 어떻게 그리는가에 따라 삶은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림을 보며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의외로 우리집 아이는 이 그림책이 좋은지 몇번을 들쳐본다. 여백 속에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화려한 색감을 느끼거나, 잔잔한 시냇물을 건널 때도 좋아한다. 이 그림책은, 어린 아이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 미래에 고민을 하고 있는 아이가 명상하듯 음미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