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글쟁이들 - 대한민국 대표 작가 18인의 ‘나만의 집필 세계’
구본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한국의 글쟁이라 하면 누구를 말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 머리 속에 떠오른 인물들은 대부분이 소설이나 시를 쓰는 문학작가들이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글쟁이들과는 달랐다. 그것은 아마도, 인문학적 글쓰기를 하고 있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니면, 내가 그들의 책을 등한시해왔다는 증거일수도 있고. 

문학작가들이 아닌 저술가들의 글쓰기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글쓰기에 대한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저술가들 중 일부는 처음 알게 된 사람이다. 아니 그들이 쓴 책의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그들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개인적인 이유로, 여러방면의 글들을 읽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외국서적을 번역한 책들이다. 그래서 때로는 거리감을 느끼기도 하였던 게 사실이다. 그런 책을 원서로 읽을 수 없는 나는 번역서를 읽을 수 밖에 없는데, 조금만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헤매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멀어지고, 편협하고 지엽적인 독서를 하기 마련이었다. 그럴때마다 나와 같은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한 글쟁이들은 모두 '전달력'을 중시하며 독자지향적인 글쓰기를 하는 이들이다. 이 책에 소개된 저자들의 책 중에서 나 역시 재미있게 읽은 책이 몇 권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글을 쓰는지를 알고 나니 더욱 흥미로워지고, 그들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에 대한 신뢰는 다음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이 책에서 주목한 글쟁이들은 '정민', '주강현'이다. 국문학과 민속문화는 나의 최대 관심사이다. '글쓰기에 있어서 아름다움을 전혀 중시하지 않느다'(p.14)는 정민교수의 글쓰기는 전달력을 중시한다. "제가 여타 여러 저술가들과 다른 점은 우선 마이너리티에 대한 일관적인 관심이에요, 두번째는 쓰인 역사보다 쓰이지 않은 역사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했지만 사라져가는 것들의 최후의 기록자'가 되려고 합니다."(p.145)고 말하는 주강현의 글쓰기는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매력이 있다.  

여기에 그들만의 글쓰기 팁을 덤으로 얻게 되었으니 나는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된 셈이다. 글쓰기는 각자의 방식이 있지만, 읽는 독자를 배려한 점이 이들의 특징이다. 일반독자들에게 알기 쉽고 접근하기 쉬운 책을 써온 그들의 앞으로의 저작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를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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