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엄마 얘기 들어 볼래? 리처드 스캐리 보물창고 7
리처드 스캐리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와 함께 보낸 하루를 되돌아보면, 수없이 많은 잔소리가 함께 떠오른다. 아이가 4살이 되면서 점차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또 자기 생각을 이렇게 저렇게 설명할 수 있게 되면서 나의 이야기는 점차 '잔소리'가 되어가고 있다. 

이럴 때 주변 사람들이 '생활동화'란 걸 추천해주곤 한다. 책을 통해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서 엄마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단다. 아무래도 엄마의 입이 아니라 책의 화자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니 '잔소리'보다는 좀 낫겠지? (^^) 

리처드 스캐리의 책을 계속 보고 있는데, 기존의 책을 통해서는 단어의 습득과 그 단어와 연관된 상황이 주를 이루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 책은 약간 다르다. '날마다 하나씩 엄마가 들려주는 예절이야기'라는 부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몇 개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일상과 그 일상에서 요구되는 예절과 배려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바쁜하루]를 보자. 보통 아이들 책에서 하루의 일과를 그린 책을 보면 시간적 순서에 따라 행동을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그 행동과 더불어 일어날 수 있는 작은 에피소드들가 함께 제시되어 있다는 것이 눈여겨볼 만하다. 아침을 먹은 후에는 엄마를 도와 식탁을 치우고, 선생님을 도와 칠판의 글을 지운다. 그런가하면, 학교에 가는 길에 막내여동생의 풀린 신발끈을 묶어주고, 다함께 기다려주는 것, 차례차례 미끄럼을 타는 것, 가장 어린 동생을 도와주는 것은 아이들이 모르는 사이에 작은 배려를 느끼게 된다. 

[돼지형제 '좋아요'와 '싫어요']는 제목에서부터 어떤 이야기일 지 감이 온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틸리네 집 방문]에서는 친구의 집에 가게 될 때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친구들은 모두 하나씩 실수를 하지만, 틸리는 화를 내지 않는다. 방문한 사람이 지켜야 할 예절도 있지만, 집주인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는 법이다. 

[머피 경찰관의 안전규칙]에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안전규칙을 재미난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알려준다.  

[돌리의 생일파티]에서는 [틸리네 집 방문]과 조금 비슷하긴 하지만, 생일파티에서 하는 즐거운 놀이가 눈길을 끈다. 

[지렁이 로리가 싫어하는 말썽꾸러기들]에서는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 대장, 더럽히기 대장, 먹보대장, 욕심부리기대장, 괴롭히기대장, 끼어들기대장, 놀리기대장, 소리치기대장, 말다툼대장, 싸움대장, 악동, 울보대장, 짜증나게만들기대장, 징징거리기대장까지 정말 많은 알썽꾸러기대장들이 나온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그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걸 알게 될 것이고, 마지막에 [좋은 친구들과 이웃들]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지도 알게 될 것이다. 

언제나 리처드 스캐리의 책에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 많은 이야기를 다 읽어내려면 몇번을 반복해 읽어야한다. 아이에게 이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는 동안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서 또다른 이야기를 찾아낼 것이다. 

리처드 스캐리의 책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내 주변에는 있다. 약간은 어수선한 듯한 그림이나 너무 많은 내용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한다. 그러나 리처드 스캐리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그의 이야기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이야기 속에 숨은 에피소드들을 그림에서 찾는 것도 즐거워한다.  

리처드 스캐리의 책을 기다렸던 사람들에겐 반가운 책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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