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에서 나비까지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5
조앤 라이더 글, 린 체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자연그림책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은 많지만 이 책은 그 느낌이 남달랐다. 정보와 지식을 알려주는데 그치지 않고 한편의 시와 같은 아름다운 글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이다.  

사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모습은 그리 독큭한 소재가 아니다. 에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한마리 나비로 재탄생하는 과정 자체가 신비롭고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에도 부응하기 때문일것이다. 어린 유아용 책으로는 팝업북이나 단순하게 축약된 변태의 과정이 있는 책이 대부분이다.  

4살된 우리집 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엄마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뭇잎을 살짝 들추고 상상해보렴" 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를 향해 상상을 시작하라고 독려한다. 다음 장을 넘기면, 막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대상이 직접 되어보라고 말한다.  

지금부터는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바로 '애벌레'가 되어 파란만장한 일생을 펼치게 된다. 지식정보를 담은 책이지만 상상의 힘으로 이 책은 이어진다. 이 책이 다른 자연관찰그림책과 다른 점이라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큰 그림 속에 확대된 일부분의 사진을 배치함으로써 지식정보책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야기 속에는 나오지 않지만 애벌레 주변의 많은 다른 생물들의 모습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애벌레의 일생을 엿볼 수 있다. 세밀화가 보여주는 상세하고 자세한 모습, 사진이 보여주는 사실감과는 다른, 문학으로서의 지식정보책을 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애벌레가 허물을 벗는 모습도 문학적 상상력과 정보가 얼버무려진다. "네가 부쩍 크려면 겉껍질 속에 숨겨 둔 좀 더 큰 새 껍질로 갈아 입어야지. 넌 숨을 들이켜 꽉 끼는 겉껍질이 찢어질 때까지 한껏 부풀리지. 훌러덩 벗어던진 옷처럼 낡고 주름진 껍질은 떨어져 나가지. 자, 이제 줄무늬 새 옷으로 갈아입은 널 보렴!"  

그런가하면, 애벌레 상태에서 새에게 위협을 받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고치를 만들고 나무에 매달려 나비가 되기를 기다리는 과정이라든지, 나비가 되어 젖은 날개를 펴고 나오는 모습까지 많은 정보들이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 남는다. 

저자는 어린 시절 직접 나비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듯하다. 그랬기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글로 애벌레의 일생을 멋지게 그려내었지 않을까? 아이에게 나비는 그저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존재에서 고통을 감내하고 세상에 아름다운 날개를 펼쳐 보인 멋진 존재로서 기억될 것이다. 

이 책은 글 내용만으로는 5-6세 이상의 아이에게 적합할듯 보이나, 그림과 함께 보면서 엄마가 읽어주는 한편의 시라고 생각한다면 4세 유아가 보아도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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