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잘 치는 훈장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6
박영만 원작, 원유순 엮음, 한상언 그림,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이야기를 읽자마자, 어 이도령 얘기야? 훈장님 얘기야? 하는 의문이 생겼다. 제목은 '점 잘치는 훈장님'인데, 어째 주인공은 이 도령같다. 마치 내 생각을 읽은 듯 이 책 뒤의 설명에는 이 도령이 꾀를 내어 위기를 모면하고 그저 훈장님은 운이 좋았다고 보기보다는 스승과 제자 간의 애정과 믿음, 지혜 그리고 협력과 베짱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이 '이 도령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 

일단 훈장이 계집종에게 이유없이 홀대를 당했을까? 그렇게 해도 별 탈이 없었던 걸 보면 훈장이 물러터졌거나 대단히 자비로운 훈장일 것이다. 어쨌거나 그런 훈장을 보다못해 이 도령이 나섰는데, 더 큰 일들이 그들에게 닥쳐온다. 

이 그림책의 그림은 상당히 토속적(?)인 느낌이다 좀 멋있게 그려도 될 법한 이 도령의 모습도, 혼장도, 계집종도, 다들 얼굴만 보아도 웃음이 날 지경이다. 그래서일까? 내 눈에는 상당히 친근하다. 대간님 수저를 잃어버린 계집종이 허둥대며 수저를 찾는 모습이 두 쪽에 걸쳐 그려져 있는데 그 움직임이 눈에 선하다. 수저를 찾아주는 훈장을 바라보는 계집종의 눈동자~!!! 그런가하면 이 도령과 훈장이 중국에 가서 옥새를 찾기 위해 고민을 하는 모습은 중국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숨을 푹푹 내쉬며 걷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다. 훈장이 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장면에서는 갑자기 세로 그림이 나오는데 그 사다리가 얼마나 긴 지 짐작이 간다. 이야기와 그림이 모두 재미난 그림책이다. 

계집종이 어떤 이유에서 훈장을 홀대했던간에 사람이 사람을 깔보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또한 이 도령의 꾀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훈장의 태도는 우리 나라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령의 꾀를 받아들인 훈장의 태도도 본받아 마땅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 가게 된 훈장을 따라 나서는 이 도령의 의리, 위기의 순간에도 적당한 묘책을 발견할 수 있는 기지도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이다.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시리즈가 더욱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우리를 찾아노는 것 같아 다음 이야기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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