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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며 키우며
강백향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책읽기를 위한 책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육아서적이라 해야할까? 내가 내린 답은 두가지 모두 포함하고 있는 책이다. 제목이 말하고 있듯 책 읽어주기와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소소한 것들이 함께 있다.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다.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듣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효과적인 것이다. 따라서, 책을 읽어줄 때는 듣는 사람의 기본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야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읽어줄 때는, 엄마가 원하는 책이 아니라 아이가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책, 아이가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책이어야 한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하더라도 듣는 아이가 흥미나 관심을 느끼지 않는다면, 읽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피곤해진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 일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한솔이처럼 어린 유아도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좋아한다. 지금은 자기 스스로 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주세요 라고 말한다. 때로는 내용을 다 외우고 있는 책도 있다. 어떨 때는 혼자서 중얼중얼 책 읽는 흉내를 내기도 한다. 책읽기가 괴롭고 힘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이다. 한솔이의 흥미와 관심이 그 책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어떨 때는 아무리 책을 읽어주려고 해도 엄마가 들고 있는 책의 책장을 휘리릭 넘겨버리고 재미있는 거 읽어주세요 라고 말한다. 그럴 때는 과감하게 그 책을 덮는다. 언젠가 다시 그 책을 찾을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면서.
강백향님은, 자신의 두 아들을 키우면서 책읽어주기를 실천한 경험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경험한 사실과 느낌을 이 책 속에 풀어놓았다. 저자 자신도, 자신의 방법을 정답이라 말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책읽어주기를 하고 싶은데 잘 안되는 엄마를 위해서 하나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다.
나는, 이 책 속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 어떤 것인지 훔쳐보았다. 아이들도 제각각 개성이 있고, 다르기 때문에 그 책이 내 아이에게 맞는 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떤 책을 좋아하게 된 다음 다른 책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봄으로써 내 아이도 보여줄 수 있는 행동에 대해 미리 짐작하는 것이다. 저자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의 경험과 더불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의 경험을 함께 실어놓음으로써, 나는 개인과 단체를 향한 책읽어주기의 다른 점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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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는 끊임없이 책과 밀접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독서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체험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진정한 독서지도는 평생독자를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p.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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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재미나 즐거움만으로 읽을 수는 없다. 아이가 학교에 가고, 또 학습을 하면서부터는 독서를 통해 지식과 정보의 확장을 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책읽기의 즐거움을 모르는 아이가 학습을 위한 독서를 잘 하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책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책에서 생활의 지혜를 배우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된 아이들이라면 학습독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재미, 그것도 역시 책읽는 재미 중에 하나이니까.
내 아이가 책을 싫어하고 책을 멀리한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먼저 체험하게 해야 한다. 책을 통해 재미를 느낀 아이는 호기심이 발동할 것이고, 그 호기심은 또다른 책을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책읽기에 재미를 느끼면서 작가나 같은 주제의 책으로 독서의 범위를 확장해가는 아이들의 사례도 보여주고 있다. 엄마의 눈과 엄마의 욕심으로 고른 책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책을 고르고 읽을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화를 좋아하거나, 오락거리인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걱정하지 않는다.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아이는 언젠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필요한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 역시 어렸을 때 할리퀸로맨스에 푹 빠져 산 적이 있다. 내 또래 친구들은 만화방에서 살다시피 한 아이들도 많다. 그렇지만 그들과 내가 그 시기를 지난 후 다시 다른 책의 세계로 옮아간 것을 생각하면 그리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다. 단지, 아이가 지금 무엇을 읽고 있는지, 관심을 계속 갖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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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항상 자리를 지키고 같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 지나치게 자신을 희생하고 애쓰는 엄마들을 보면 안타깝다. 아이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게 먼저다. 정보에 너무 민감하고 휘둘리는 엄마도 마찬가지다. 어떤 책이 좋은지, 책을 읽고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하루에 책을 몇 권 읽어주어야 적당한지는 아이마다 마르다. 아이의 마음을 읽자.(p.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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