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땅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외톨이이다. 그런 두더지가 왜 외톨이가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준다. 친구가 되고 싶어 찾아 온 토끼의 외모를 비하하고, 공연히 화풀이를 하다 새들이 놀라 날아가게 만들고, 다른 이의 친절을 의심하기도 하고, 비웃는 등 자기 스스로 다른 이들과의 사이에 담장을 쌓아버린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가끔 만날 수 있다. 다른 이들이 보이는 호의를 의심하거나 유달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기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사람 말이다. 결국은 그들 곁에는 아무도 없다.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는 아이들이 집단적으로 한 아이를 이유없이 따돌리고 괴롭히는 행동이지만, 때로는 이런 식으로 자기 스스로 자신을 따돌림의 대상으로 만드는 사람도 있다.

 

자기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 자신은 마음을 열어보여주지 않으면서 상대는 나에게 그러기를 바란다는 것은 일방적이다. 뿐만 아니라 타인의 호의나 친절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이유 없는 의심은 자신을 고립시키기만 할 뿐이다. 이 책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두더지가 토끼의 외모를 비하했을 때 토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자신의 친절을 의심하자 멧돼지도 마음이 상해서 가버렸다. 땃쥐들에게 무례하게 굴었을때도 그냥 가버렸다. 두더지의 행동이 잘한 행동도 아니고, 말버릇도 좋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감싸안아줄 수 있는 포용력이 있는 친구들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는 나 혼자 어떻게 한다고 해서 관계가 맺어지지는 않는다. 서로가 한발짝씩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것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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