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하늘이다 푸른도서관 23
이윤희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이 책을 처음 보게 되었지만, 검색을 해보니 이미 1997년에 나온 책이란다. 이번에 푸른책들에서 한권으로 묶여나온 책으로 읽게 되었다. 600 여 페이지의 분량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읽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이 책의 배경은 동학농민운동이다. 어린이용 책이라기보다는 청소년용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은강이는 12살이다. 은강이는 처음부터 농민군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가 아니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하고 난 후에야 농민군에 가담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은강이의 입장이었다 하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강이가 농민군에 가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은강이뿐만 아니라 솔부엉이나 비슷비슷한 연배의 아이들이 농민군이 되어 전투에 참여하였다. 물론 12살 아이가 전쟁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그래서 주로 연락병 역할이나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역할은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일익을 담당한다. 은강이가 농민군의 대오를 지휘하며 사기를 북돋운 것이나(물론 복룡이의 등에서 배운대로 했을뿐이지만) 솔부엉이가 첩자를 발견하는 등의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이때의 상황은 어떠했던 것일까? 농민군은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외세의 침략에 대항해보겠다고 들고 일어났다. 어쩔 수 없이 전투를 치뤄야하는 곳도 있었고, 전투없이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곳도 있었다. 그들의 요구는 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인 양반들에게는 눈엣가시일 뿐이었다. 백성들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관군은 일본군과 함께 농민군에게 총포를 겨누었다.

 

역사는 돌고돈다더니, 어쩜 이리도 한치도 틀리지를 않는지.. 마치 요즘의 상황을 보고 있는 듯하다. 자국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조정(정부)이 오히려 자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뭔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 아이들까지 들고 일어설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상황이다. 은강이가, 솔부엉이가, 끝돌이가, 갑수가, 복룡이가 그렇게 농민군이 되어 싸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다음 세대를 책임질 자신들의 일이었기 때문일 터이다. 아이들의 부모는 터무니없는 세금에, 인간대접 못받는 천민의 설움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도 농민군에 가담을 한 것이다. 지금의 아이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듯이.

 

동학농민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전투장면, 진행상황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은강이나 솔부엉이 같은 아이들의 심리적 갈등이 단편적으로 느껴지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음에도 그들의 역할이 미미하게 여겨진다. 분명 이 아이들에게는 심리적인 갈등 상황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도 거의 생략된 것 같아서 전체적으로는 밋밋하다는 느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