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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걸어서 온다 - 윤제림 시집
윤제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정신없이 하루를 살다보면, 그냥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가고 한달이 가고, 그렇게 세월이 물같이 흘러간다. 감성적 글읽기와 멀어진 지 오래, 어느새 나는 육아서적과 어린이책과 또 정보와 지식을 담은 책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모처럼 시집을 읽어본다.
시집을 읽는 것은, 나에게는 크나큰 도전이다. 그래서 100여권의 책을 읽어도 한권의 시집이 끼어들 틈이 없다. 그러다, 동시집을 읽으면서 실실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또다시 모험을 강행하고자 윤제림의 시집을 손에 들었다.
그런데, 이 시집은, 뭐랄까? 한 박자 쉬어가라고 나에게 말하는 듯하다. 어려운 시도 없다. 그저 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시어로 풀어내 놓았다. 나는 비평가가 아니니 그저 시에서 삶을 읽는 것으로 족하다. 시인이 풀어놓은 '죽음'도 무섭고 만나기 싫은 존재가 아니다. 먼저 간 이들에 대한 시인의 그리움과 앞으로 그곳으로 갈 우리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 다 읽은 시집을 또 펼쳐들고 곱씹고 곱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