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을 해낸 남자 이야기를 읽었다. 실비 푸알르베의 글에 에릭바튀가 그림을 보탰다. 에릭바튀의 그림은 항상 키가 작고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일까, 더욱 친근감이 생기는 캐릭터다. 이번 이야기 역시 그런 남자가 주인공이다. 체크 무늬 옷을 입고 체크무늬의 모자를 쓴 작은 남자가 큰일을 해냈단다. 어떤 일일까?

 

이 남자가 사는 마을의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 있다. 왜냐하면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세상을 느끼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보통 오감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기 마련이다. 나는 오늘 아침, 비가 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자리에 누워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이 작은 남자를 떠올렸다.

 

이 남자는 키도 작고 힘도 세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소리를 찾아주는 일이다. 오랫동안 길을 걸어 만난 바람에게 휘잉 휘잉 부는 바람 소리를 얻었고, 터벅터벅 걸어 가다 똑똑!똑똑!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도 얻었고, 우르를 쾅쾅 천둥소리도 얻었다. 열심히 걸어서 땅에서 나는 온갖 작은 소리와 몇 가지 큰소리도 얻었다. 그렇게 소리를 찾는 동안 작은 남자의 가방은 점점 가득차기 시작하고 기분도 좋아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히히히" 작은 남자만 낼 수 있는 작은 소리도 함께 넣은 가방을 집으로 돌아와 풀어놓았다.

 

이 작은 남자가 한 일은 도대체 무엇일까?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을 사람을 위해서 힘든 길도 마다않고 걸어갔던 그 남자, 소리를 하나하나 찾을 때마다 점점 커지던 그의 가방과 더불어 그의 기분도 좋아졌다. 가방을 풀어놓았을 때, 그 어떤 소리보다도 가장 큰 울림을 가져다 준 것은 바로 작은 남자의 웃음소리였다. 사람들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든 그 웃음소리는, 그 어떤 소리보다도 마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소리엿던 것이다.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하나를 얻어도 만족할 줄 모른다. 그래서 욕심을 채우다 보면, 기쁨보다는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작은 남자는 내가 아닌 남을 위해 하나하나 소리를 찾을 때마다 기쁨이, 즐거움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한 마음, 그것은 큰맘 먹고 도전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가진 작은 것, (이 작은 남자의 작은 웃음소리를 보라) 바로 그것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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