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보드북) 말문 틔기 그림책 1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 사계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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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 
 
제목만 들어도 키득키득 웃음이 나는 책이다.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나는 대학생이었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때라 어린이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눈여겨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왜 이런 똥 이야기를 아이들이 좋아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어린이책을 접하다 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와 어른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다르구나 하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아이와 함께 한번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이 이야기의 중심 소재인 [똥]에 대해서는 아이가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동물들에만 관심을 보였다. 아마도 [똥]에 대해 아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터였다.

요즘은 아이가 대소변 가리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의 기저귀의 내용물을 보여주고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게 되었다. 아이는 [똥]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인지 지난번과는 다르게 [똥]에 관심을 보였다. 무엇인지 모르는 것에 대한 호기심도 왕성해진 때라 그런지 뭐든지 [뭐예요?]하고 물어본다.


이 책이 보드북으로 새로 나오면서 판형이 작아진듯하다. 오히려 아이가 보기에는 이 정도 크기가 알맞은 것 같다. 아이는, [똥]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동물그림에도 눈길을 계속 준다. 특히, 큰 동물의 경우, 몸의 일부만 나와있기 때문에 아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그래서 얼굴보고 이야기하고, 똥을 누는 엉덩이와 다리를 보고 이야기하는 재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림책을 이리 들추고 저리 들추는 사이, 동물들의 똥이 제각각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것 같다. 두더지와 함께 두더지 머리에 똥을 싼 녀석이 누구인지를 찾아보았다.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를 계속 말해주었더니 어눌하게나마 문장을 따라하기도 한다. 이 책은 똥이 무엇인지를 알기 시작하는 나이의 아이들이 본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마지막 두더지의 행동은 웃음을 유발시킨다. 물론, 한솔이는 아직 그 의미를 잘 모르니까 별로 우스워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큰 다음에 다시 읽는다면 재미있어할 것 같다. 

다 읽은 후 칼라흙으로 똥만들기를 하며 놀았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아이가 똥모양을 만들어 놓은 다음에는 재미있어한다. 노란색 똥을 만들어, 자기 엉덩이 밑에서 쑤욱~ 꺼내며 [똥~!}이라고 말한다. 적어도 똥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아는구나. (^^) 그리고 나서 책에 나온 두더지처럼 머리에 똥을 얹어주었더니,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를 자기만의 언어로(--) 말하며 웃는다.

그림책이기 때문에 아직 인지능력이 부족한 한솔이가 그림을 보면서 사물(동물)과 똥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함께 똥을 만들어보고 노는 사이에 똥이란 것이 더럽고 지저분한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한솔아, 앞으로는 똥누기 전에 꼭 말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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