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바튀의 철학 그림책을 모아 [생각의 탄생]이라는 전집이 나왔다. 물구나무에서 나온 책인데, [관계, 자아, 성장, 세게관]으로 나누어진 30권의 책이다. 나는 이 중에서, [작은 남자]와 [작은 행복]을 읽었다.

[작은 남자]는 [자아] 시리즈 중 하나이다. 에릭 바튀라는 작가의 책으로 전집을 낼 수 있을 정도라면, 작가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생긴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에릭 바튀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읽게 되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어린이문학에는 관심이 없었고, 지금 아이가 20개월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어린이책보다는 유아용 도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접하면서,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의 작품을 많이 접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이라는 말은 이상하게도 사람을 주눅들게 하고 어렵게 생각된다. 그런데 철학 그림책이란다. 그림을 통해 철학을 이야기한다고 하니 그래도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게 된다. 그림이 주는 힘이랄까? 이 책 속의 내용은 그림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글이 없엇더라도 그림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같다.

작은 남자는,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몸을 움직여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데, 처음 만난 것은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꽃향기로부터 시작한다. 촉감 좋은 물과, 달콤한 열매, 노래하는 새 소리를 들으며 점점 변해가는 작은 남자의 얼굴. 무표정하던 남자의 얼굴이 환한 미소로 가득차자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던 그곳에 그와 비슷한 여자아이가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크기만한 하늘을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다가 어느날 우물 밖으로 나가보니 더 큰 세상이 있었음을 알게 되듯이, 작은 남자도 자기만의 세계에서 나와 세상의 것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행복을 깨닫게 된다. 행복은 가만히 앉아있어도 생겨나는 감정이 아니다. 나의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이야기가 끝나면, 그림책으로 생각하기, 질문하기, 바깥으로 나아기기 등의 꼭지를 통해 독서후활동을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중심생각]과 더불어 [대입논술]과의 관계를 표시해놓고 있는데, 이 부분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림책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한 바를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적어놓는 것은 아이들의 생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 이 부분은 함께 읽는 부모님들이 알아서 판단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대입논술과의 관계 역시 책을 읽는 목적이 입시를 위한 것으로 변질되는 것같아 조금 아쉽다.이런 부분을 제한다면,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하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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