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엔 누가 앉을까?
안드레아 웨인 폰 쾨닉스뢰브 지음, 고우리 옮김 / 키득키득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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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변기에 앉을 수 있어. 변기는, 엄마 아빠 같은 어른들과 너처럼 큰 아이들을 위한 거야." 이 그림책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이가 이제 20개월에 접어든다. 그래서, 지금쯤이면 배변훈련을 시작할 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 책에 보니,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저귀가 젖어있지 않으면 배변훈련을 시작해도 될 때라고 하였다. 요즘 아이가 가끔 기저귀가 뽀송뽀송 말라있는 상태로 깰때가 있다. 그때, 화장실에 데려가 쉬~를 하게 하면 성공할 때도 있다. 아직은 자기 스스로 말로 표현은 못하지만..

 

우리집 아이는, 화장실에 들어오는 걸 너무 좋아한다. 물론 자신의 목적은 물놀이를 하거나, 비누장난을 치고 싶은 것이지만, 아무래도 엄마 입장에서는 넘어지거나, 뜨거운 물에 데일까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양말 신고 들어와서 다 젖는다고 했더니, 어느날부턴가는 화장실 문이 열리면, 양말부터 벗는 걸 보고, 아이가 이제 엄마말을 다 알아듣는구나...했다.

 

아이에게 화장실은, 배변훈련을 위한 낯선 장소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물건이 많은 장소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은 서두에서, 동물들은 들어오면 안되는 곳이고, "너처럼 큰 아이"들만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일종의 선택받은 자의 느낌이랄까?

 

우리집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어보았다. 폭신폭신한 겉표지는 아이가 이리저리 눌러보기도 한다. (소리는 안나지만, 촉감은 좋다) 그림책 속의 동물들은 다행히도 아이가 잘 아는 동물들이다. 동물 이름을 요즘 몇가지 알아가는 중이다. 동물들은 왜 변기에 앉을 수 없을까? 그 이유를 알아가는 동안, 아이는 동물들의 가장 큰 특징을 알아간다. 기린은 목이 길고(길어라는 단어를 길게 쓴 센스!!) 코끼리는 무겁고, 사자는 의자라고 생각하고, 둥지라고 착각하는 닭과, 미끄러지는 물개, 꽁꽁 휘감은 뱀, 변기랑 친구하고싶은 고래,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캥거루, 휴지를 뜯어먹는 염소, 칫솔로 댐을 만드는 비버 등등...게다가, 구석구석 딴짓하고 있는 생쥐까지..

 

아이는, 그림을 보며 동물을 이해하고, 동물들이 앉아있는 변기를 보며 웃는다. 코끼리때문에 부서진 변기를 보고 너무 좋아하는 우리집 아이 --;; 마지막에 아이가 변기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마지막 그림이 마음에 안들긴 하지만, 변기에 앉도록 도와주는 역할은 충분히 할듯싶다. 마지막 그림이 마음에 안든 이유는, 아이가 옷을 입고 있지 않은 점(이제는 양말만 벗는게 아니라 옷도 다 벗고 들어가려할지도 모르겠기에), 변기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점(화장실 변기에서의 독서습관은 안좋다는 나의 생각) 등 때문이다.

 

그렇지만, 변기의 물로 장난만 치려고 하는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변기에 앉아서 볼일 보는 공간이란 걸 알려주는데 도움을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간중간, 글자의 변화와 재치있는 배치를 통해 재미를 준 부분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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