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작품이 공존하는 세상이라는 시리즈로 나온 책 중에 이 책이 세번째 읽는 책인 듯하다. 그전에 읽었던 책이 저자와 작품이 분명하게 구분되었는데 반해 이 책은 그것이 구분되지 않는 책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백범일지"가 김구의 생을 이야기하는데 빠질 수 없는 삶과 투쟁의 기록이기 때문일터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 시리즈의 책 중에서는 조금 맛이 덜한 책이기도 했다. 그렇든 저렇든 간에 김구라는 인물은, 우리가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물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교육을 게을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행동으로 그의 신념을 보여주었던 그의 삶의 기록은 지금의 우리가 독립된 국가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맹목적인 애국심을 갖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뜻과 목표가 정해졌을 때, 그 신념과 의지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용기, 내 개인의 이익과 영광이 아니라 내 주위의 사람들과 다함께 행복해질 때 개인의 행복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아이들이 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에필로그에 실린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합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입니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지금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남의 나라르 짓밟는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시대이다. 그것을 다수를 위한 일이라는 식으로 포장을 한 채 나의 이익을 위해 남을 짓밟는 시대. 이런 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바로 김구가 원했던 그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