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한국사 1000가지 상식, 고려 - 초등 교과서 속 한국사 먼저 알기 6
판도라 지음, 김정수 옮김, 김인호 감수 / 세상모든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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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역사드라마들이 고구려를 한참 다루더니 이제는 조선으로 넘어왔다. 고구려가 그만큼 중요했던 시기(국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였기도 했기에 고구려에 대한 관심은 국민적인 관심으로까지 확대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왜 조선인가? 그것은, 아마도 새로운 대통령이 나오고, 정권이 바뀌면서 지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해졌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정조나 세종대왕)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늘 고구려도 아니고, 조선도 아니고 [고려]에 대한 책을 읽었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책이라 재미를 가미한 역사 에피소드라 할만한다. [고구려]를 계승하여 국호를 [고려]라 하였다하니 고구려를 생각하며 고려를 읽어보았다.

 

고려는 어떤 나라인가? 이 책은 고려를 [새로운 창을 여는 고려 초기], [하늘을 울리는 고려 중기], [민중을 울리는 고려 후기와 말기]그리고 [세계를 안은 고려 정치와 경제], [화합과 축제의 고려 사회와 문화]로 나누어져 있다. 고려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훑으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분량을 담고 있지만,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그것은 바로 에피소드들로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사회는, 자국의 언어와 역사에 대해 무관심하다. 아니 정확하게는 지도자들의 모습이 그러하다. 그런데, 고려 후기의 모습이 딱 그러한 게 아닌가? 원나라에 잘 보이기 위해서 변발을 하고 원나라의 풍습을 따르는 모습. 그런데, 이런 모습들은 고려 뿐만 아니라 어느 시대든 존재하는데, 중요한 것은 바로 한 시대가 저물고 새 시대로 바뀌는 과도기에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지금의 현실이 우려스럽기만 하다.

 

세계화 시대라고 한다. 강대국의 발끝에서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면서도 중심을 잡았던 시대가 있었는가하면 채이기 전에 알아서 기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이런저런 생각이, 책을 덮는 나를 고민하게 만든다. 아이들이 고려에 대해 알아가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까?

 

책 내용은 재미있다. 자칫 따분하기 쉬운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왕건 조상에 관한 설화를 보면 이제현이 후대에 조작임을 밝히긴 했지만, 그 내용은 신라의 김유신의 동생과 김춘추의 결혼과 관련된 설화와 똑같은 형식을 갖고 있다. 위대한 인물들에 얽힌 설화들은 후대에 살이 붙거나 조작되거나 하면서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훈요십조 역시 차령산맥 이남 지역은 반역의 땅이니 그곳 사람들에게는 벼슬을 주지 말라고 하였는데 반란의 가능성을 없애는 기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으나 실제로 왕건은 차령산맥 이남의 인물들도 많이 기용했고 나주 여인의 아들을 후계자로 삼았다하니 훈요십조의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가짜라는 설도 있다하니 이 역시 조작의 의심이 가는 내용이다. 고려때부터 지역차별이 있었나 싶어 씁쓸한 느낌이 들었던 부분이었는데 말이다.

 

족내혼에 관한 내용 중 여성이 외가쪽 성씨를 따르는 풍습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려의 풍습은 여러가지로 잊혀진 것들이 많은 것 같다. 남여차별이 없었던 때이기도 했다하니 그 내용들이 궁금해졌다.

 

그런가하면, 오늘날 학생들이 입는 교복처럼 고려시대의 신하들의 예복도 비슷한 성격을 지녔다는 걸 알고 재미있었다. 벼슬은 낮지만 돈이 많아 좋은 옷을 입고 입궐하는 신하가 있으므로 벼슬이 높아도 가난하다면 기가 죽기 마련이므로 색으로 구분하여 지위를 구분했다한다. 물론 현재의 교복은 지위 체계와는 관련이 없지만, 빈부의 구분을 없애주는 역할만은 똑같지 않은가.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책 내용이 짧은 글로 마무리되다 보니 앞뒤 이유가 분명치 않은 글이 몇군데 보이고 인과관계가 어색한 문장들이 보여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198-199페이지 사이에 문장이 한줄 빠진 점도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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