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파워 스피치 - 아나운서가 들려주는
김은성 지음 / 시공주니어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모국어를 배울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어를 배울 때는 실감하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말을 잘 하려면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모르면 10년 영어공부를 한 사람이 말한마디 못하는 것과 똑같은 현상을 겪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외국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모국어로 이야기할 때 별 어여룸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사실,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한다고 해서, 말을 잘한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내뱉는 음성이 한국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말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내가 생각할 때는, 혼자 하는 말하기가 아닌 이상 상대방이 하는 질문, 혹은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며,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감정을 잘 표현하여 듣는 이로하여금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사람이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말하기는, 짧은 기간 동안 터득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히고 습관이 되어야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 표현력이 뛰어난 사람이 글쓰기도 잘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말하기 연습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우선은 가정에서 부모라는 모델을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운다. 부모가 올바른 대화법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말을 잘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생각지도 말아야 한다. 부모가 올바른 모범을 보이고, 그 다음에 체계적인 말하기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부모의 역할은 다루지 않는다. 대신 아이들이 스스로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에서는 "말하기, 곧 스피치란 내가 가지고 있는 내용(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표현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적업"(p.22)이라고 정의한다. 이것은,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과 같다. 어떻게 해야 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제대로 상대방에게 알려줄 것인가, 또 그렇게 해서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대로 행동을 해 줄 것인가하는 것 말이다.

말을 할 때 꼭 지켜야 할 약속으로 공감대형성, 자연스러움, 진심을 담은 말을 들고 있다. 어느 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 책 역시 좋은 말하기는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p.51)고 전한다. 상대의 말을 잘 듣는 것은, 질문의 의도 혹은 상대방의 전달하고자하는 내용을 잘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답을 생각할 수 있으므로 발표불안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에게 말하기를 가르쳐보면, 아니 말하기를 해보면, 자기가 할 말을 생각하느라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아서 대화의 흐름을 놓치는 일이 아주 많다. 말하기 수업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까? 물론 사오정 같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친구들끼리의 사소한 대화에서는 이런 실수가 적다. 그것은, 공적인 자리에 나서서 이야기하는데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상대의 말을 잘 들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이때는 집중력도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표현능력 키우기는 호기심, 정보조사, 관찰, 표현이라는 단계를 통해 기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요소, 즉 외모, 의상, 제스처, 표정, 눈빛 등도 중요하다. 더불어 좋은 소리, 정확한 발음, 억양, 속도, 쉬기, 크기나 강세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내용일 것이다. 아무리 겉포장이 화려하더라도 알맹이가 보잘 것 없으면 허사다. 제대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말하기 훈련을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말하기(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는가), 카메라활용하기(일기, 감상문쓰기), 그림 말하기(그림을 보면서 이갸기 꾸미기), 모사말하기(남의 말을 나의 이야기처럼 하기), 인지말하기(외우지 말고 이해해서 말하기), 연상말하기, 설득말하기 등이 그것이다.

 이런 장점에 비해 단점이라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쓴 글인데 조금 어려운 말이 많고, 말하기의 기술을 교과서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좀더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접근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린이를 위한 말하기 책이 많이 없는 상황에서-외국어 말하기 책이 많은데 비해-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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