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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문 ㅣ 이루리북스 클래식 1
샐녘 그림, 이루리 옮김, 허버트 조지 웰스 원작 / 이루리북스 / 2026년 4월
평점 :
허버트 조지 웰스가 쓴 글에 샐녘이 그림이 그려 그래픽노블로 재탄생한 『벽의 문』을 읽었다. 이 작가가 『타임머신』이나 『우주전쟁』 같은 과학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는 작가였다. 음. 쥘 베른 정도만 알고 있어서, 내게는 낯선 작가이다.
우연히 이 그래픽 노블을 읽게 되어 찾아보니, 전자책으로도 몇 권 나와있는 것 같다. 이 책에는 '문' 하나가 등장한다.
라이오넬은 어린 시절 우연히 벽 속의 문을 발견하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보게 된다. 그곳에는 표범과 키가 큰 소녀가 있었고 또래 아이들도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곳에서 아주 근엄한 얼굴로 책을 읽어주는 여자를 만나는데 그녀의 책 속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발견한다. 물론 문을 발견한 이후의 페이지에는 쓰여져 있는 게 없다.
다시 돌아 온 라이오넬은 성공한 정치인이 되고 사회적으로도 성취를 이루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항상 그 문을 그리워한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그리 낯설지 않아서, 아마도 그 문은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기회들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가지 않은 길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가지 않은 길을 동경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물론 이 책에서는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만나는 세상이 자신이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하고, 아무 걱정없이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나는 이 또한 인간의 욕망이 아닐까 싶었다.
자기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막연한(그럴지 아닐지 어찌 안단 말인가)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불안하고 아쉬워하는 현대임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만약 내 앞에 그런 문이 나타난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지금 해야 할 일이 있고,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지나칠까? 아니면 그 문을 다시 한번 열어볼까?
책에서는 성공과 행복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어떤 소중한 것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또한 읽는 사람들의 생각과 현실에 따라 다르게 읽힐 일이다.
그림으로 표현된 장면 장면이, 나의 생각이 들어갈 여지를 더 많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