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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하는 그림책 ㅣ 감동 그림책 9
고만옥 외 20인 지음 / 이루리북스 / 2026년 3월
평점 :
*그림책을 쓰고 그린 제주 어르신들과 무안 어린이들은 이 책의 인세를 아픈 어린이의 생명을 살리는데 쓰고 싶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앞으로 이 책이 판매되어 발생하는 모든 인세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됩니다.
이 그림책을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서두에 적힌 위의 문구였다. 아, 이 책은 누군가의 아픔을 위로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을 돕는 의미있는 나눔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제주 어르신들과 무안의 어린이들이 함께 만든 그림책이다. 세대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른 이들이 함께 만든 그림책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기도 했지만, 책 속에 담긴 메시지는 더욱 특별한 느낌이었다.
제주4·3사건과 무안항공기사고는 발생 원인도 다르고, 시대적 배경도 다르다. 하지만 무고한 인명 피해를 낳았다는 점, 그리고 남겨진 가족과 이웃들의 가슴에 깊은 슬픔과 상처를 남겼다는 점에서는 서로 닮아있었다. 한순간의 비극이 한 사람의 삶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오랫동안 영향을 남긴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그림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슬픔을 이야기하면서도 절망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엄청난 분노가 일어났을 그 사건 사고가 세월이 흐르면서 오롯이 슬픔과 미안함 그리고 아픔으로 남겨졌을 것이다. 그 상처를 기억하고 아픔을 공감하며, 그 기억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되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역사적 사건 사고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유다.
또한 어린이와 어르신이 함께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세대를 넘어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기억하고 공감할 때, 아픔은 조금씩 치유되고 공동체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그림책을 읽는 사람들은 아마도 그들의 아픔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 마음에 귀 기울이고 함께 기억할 수는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공감이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