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일기
박소영.박수영 지음 / 무제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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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만큼 오만한 발상이 있을까? 나도 나 자신을 잘 모르는데 당신이 날 이해한다고?​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지않기로 했다. 내가 아는 그것이 그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혼에 대한 소영의 생각을 보자. 


"나는 결혼에 무관심한 사람이 되었는데, 

제도 자체에 결연히 반대한다기보다는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결혼이란 원가족과 떨어져 

다른 사람-'반대 성별'을 가진과 새로운 가정을 만드는 것을 뜻하는데, 

이런 공식을 왜 따라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중략)서로 마음이 통하고 화합할 줄 아는 것이 동거(인)의 조건이라면 

수영과 나는 세상 어느 커플보다 이상적인 조합에 가깝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혹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 대부분 일치하고, 

필요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상대가 가는 길을 진심을 다해 응원한다. 

더욱이 서로가 원하기만 한다면 

함께 사는 데 별다른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p.24)


나는 기혼자지만, 굳이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않는다. 

그렇다고 동거인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이만큼 살고 보니, 뭐 꼭 같이 살 이유가 있었나싶다. 

퇴근 후 그저 혼자 하고싶은거 하면서, 

때로는 아무것도 안하면서 쉬고싶은데, 

누군가와 같이 있어야한다면 쉽지않기때문이다. 


가족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전통의 가족 개념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는, 결혼을 했든, 안했든, 혹은 못했든 각자의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의 어르신처럼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잘 몰라서' 사실이 아닌 것을 입 밖에 내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골탕 먹이거나 조롱하려고 

틀린 이야기를 사실인 양 힘주어 말하기도 하니까."(p.61)


소영은, 

나와 성향이 맞지않거나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은 

그저 피하는게 상책이라는 세상 사람들이 많지만, 

지키고 싶은 존재가 있는 사람은 자발적 패배자가 되고 만다고 말한다.

더러워서 피하고 싶지만, 

내가 지켜야 할 존재(이들에게는 동물들)가 있어서

그러지 못한다는 말이다.


동물보호에 관한 내용이 많을까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그들 자매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러니 제목도 자매일기겠지.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두 사람 중에서 유독 소영의 글에 밑줄을 치고 있었다. 

자매의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각자의 삶을 각자의 방식으로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것.


그래서 나는 이제 조금 덜 이해하려고 한다.

대신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한다. 그리고

조금 더 함부로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동물보호에 적극적인 찬성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걸 또 말리거나 거부하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내가 못하는 걸 그들이 대신 해주는구나 생각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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