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는 단어는, 한편으로는 설레임을,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주는 느낌의 단어이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일을 하게 되었을때나 바라고 바라던 것을 하게 되었을 때의 '처음'은 설레임이 동반되고,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대하는 '처음'은 두려움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처럼 도서관이라는 장소가 아니어도 우리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은 언제나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서관에 처음 간 아이는 어떤 느낌일까? 집이 아닌 공공의 장소에서 나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디에서 공공의 물건, 공공의 장소라는 개념을 터득하게 될까? 보통은 놀이터가 아닐까 싶은데, 적어도 놀이터는 제재를 가하거나 어떤 정해진 규칙이 존재하는 장소는 아니다. 그렇다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처음 사회를 만나고 공공의 물건에 대해 배우게 될 터이다.

우리 주변에서 아이에게 공공의 장소와 규칙에 대해 가르쳐줄 수 있는 좋은 곳이 어디가 있을까? 이럴 때, [도서관]은 너무나 멋진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아이가 책을 자주 접하게 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규칙을 가르쳐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빌리고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대출카드를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책을 빌려서 읽고 반납하는 과정, 규칙을 어겼을 때의 행동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가 딱딱한 설명문이나, 규칙벽보만으로 알게 되었을 때는, 아이들에게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게다가 처음 만든 대출카드, 처음 빌린 책, 처음 반납기일을 어긴 비벌리의 심리상태를 예쁘게 그려놓았다.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가볍게 해소시켜준 점이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공공장소에서 지켜야할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특히,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어떻게 다루어야하는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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