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병원에 간 날 - 어린이를 위한 암 이야기
다니엘라 로하스.이사벨 바예스 지음, 소피 알렉산드라 트레거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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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학교에서 돌아왔더니

엄마, 아빠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나보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석 자리에 앉으라고 했어.

우리가 극장처럼 꾸며 놓고 팝콘도 먹는 자리야.

아빠가 엄마를 찾으러 급히 병원으로 달려간 날을

기억하냐고 물었어.

난 고개를 끄덕였어.

그때 엄마가 병원에서 어려운 검사를 했다.

무슨 검사인지 말해 줬는데, 내가 모르는 말이었어.

그런데 이제 그 검사 결과가 나와서

엄마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 이야기해 줄 수 있다.


2018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 

나는 이 날을 잊지 못한다. 기억하기 좋은 날짜인 것도 한 몫 했겠지만...

건강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국가 암검진을 함께 받았다. 

그리고, 그 날 나는, 

암인 것 같으니 더 큰 병원에 가서 확인을 해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초음파 사진으로 암 세포임을 찾았던 의사선생님은

암이라는 것은 좋지 않은 소식이지만,

지금 찾았고, 크기도 크지 않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위로해주었다.

참 이상한게, 

나는 그날 슬프지도 괴롭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그냥 병원 가서 한 번 더 확인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리고, 대학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했고, 

물론 결과는 암이었다.


암환자가 된 나는, 

흔히들 미디어를 통해 보는 것과는 달리 굉장히 담담했고, 

치료 계획을 세웠으며, 

보험금을 확인하고, 

회사에 치료 일정을 알렸다.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암환자의 생활은, 많이 다르다. 

나는 그래서 이런 그림책이 나와 준 것이 참 반갑다. 

물론 암환자 중에는 손 쓸 수 없는 중병인 경우도 많지만, 

최근 의학의 발달로 초기 단계에서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러 단계의 증상을 볼 수 있으며 그들의 치료 방법 또한 다양하다.


이 그림책의 '나의 엄마'는 엄마에게 생긴 암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우리가 보통 잘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엄마의 병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병을 고치기 위해서 어떤 단계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아이에게 설명을 한다.  

그러고 나면, 엄마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엄마의 병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

엄마의 외모 변화나, 심리적 변화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아이가 느끼는 불안이나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암치료를 하게 되면, 머리카락이 빠지고 손톱 같은 것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항암치료 동안 부작용이 있는 사람들은 식사도 잘 못하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할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항암치료가 끝나고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하고 항암치료로 들어가는 경우도 보았다.

그 순서는 어떻든 간에,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면 그 부작용도 여러가지 증상이 있다.

그렇게 치료가 끝나고, 향후 5년 간 문제가 없으면 완치 판정을 받게 된다.


이 그림책의 엄마가 겪는 치료의 과정이 쉽게 이루어지는 과정은 아니다. 

치료를 받는 사람은 치료과정의 부작용, 수술로 인한 상실감이나 외상, 심리적 불안 등을 겪기도 한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지만, 적어도 이런 과정을 거쳐 치료를 할 수 있으며, 이 과정들이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보았던 최악의 상황만 있지 않다는 것도 알려 줄 수 있다. 


어린 자녀들에게 깊이 이해시킬 수는 없지만, 이러한 설명은 아이들의 정서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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