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네가 읽은 것은 무엇이었니?' 내가 나에게 하는 질문이다.

나는, 김연수라는 작가에 대해 조금 거리감을 느낀다. 그의 책을 제일 처음 만났던, 94년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에서도 그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었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서 그 거리는 더욱 멀어졌고, 계간지를 통해 연재된 소설로 다 읽고서도 이해하지 못하다가 단행본으로 한꺼번에 읽으면 어떨까하며 읽게 된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는 그나마 이해의 폭은 줄일 수 있었으나 그래도 역시 거리감은 존재했다. 왜일까? 왜, 나는,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작품을 벌써 세권째나 읽게 된걸까? 일단은, 내가, 나 자신의 내부의 소리보다 외부의 소리에 민감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주위 사람들의 평가와 더불어 문학계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사람들의 칭찬에도 귀가 쏠렸던 점.

계간지에 연재된 작품을 읽을 때는, 마치 단편들로만 여겨졌던 이야기가 단행본으로 읽게 되니 큰 줄거리를 이루었다. 그래서, 약간 이해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작가가 이야기하는 시대적 사실들이 내가 경험한 그 시대의 것이란 점도 나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배경에 대한 이해이지 소설에 대한 이해는 아니었다. 김연수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것일까?

전체적인 줄거리로 보아선, 운동권 학생의 이야기지만, 그것은 작중 화자의 이미지일 뿐 실제로는 운동권학생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중 화자가 독일까지 가게 된 배경으로서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소설 속에서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기에 읽기가 많이 더뎠다. 두번, 세번 읽으면 알까? 나는, 한국작가들이 80년대를 이야기하는 것에 지쳤다. 90년대를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것에도 재미를 못느끼겠다. 한 30년 지나면 나도 김연수처럼 90년대를 바라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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