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이서원 지음 / 나무사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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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 대에는 사십 대를 주제로 한 책만 보이더니 오십 대가 되니 오십 대를 주제로 한 책이 눈에 띈다. 연령으로 뭔가를 구분한다는 것이, MZ 세대니 뭐니 하며 세대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마는, 적어도 마케팅 타깃이 분명하다는 장점은 있어 보인다.

저자는 오십 이전엔 남의 얼굴로 살았다면 오십 이후엔 나의 얼굴로 산다고 말한다. 내가 볼 땐 저자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이라 남의 얼굴로 살았다 한들, 그 삶을 가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오십 이후의 삶을 살아야 하니, 지금보다 더 즐겁고 재미있게 살고 싶다. 불가능하지만 되돌아갈 수 있다면 이십 대로, 찬란했던 나의 이십 대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 비록 남의 얼굴로 살았다 해도, 그때만큼 도전이 두렵지 않았던 때가 없기 때문이다.

허나, 그것이 불가능하니 남은 인생을 어찌 살 것인가가 더 현실적이긴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 삶의 방향을 잡는데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

오늘 아침 독서 중

타인에게 관대하려면

나에게 먼저 친절해야 한다

오십 대가 되면서 급격한 노화의 징후를 느끼고, 아니 보고 있다. 병원비는 계속 증가하는데 나아지는 걸 기대하기보다 현상 유지를 기대해야 한다. 휴대폰이고 책이고 간에 이제는 안경의 도움 없이는 읽을 수 없다. 노안은 여러모로 불편하다. 출근 준비를 하며 화장을 하다 쪼글쪼글해진 목주름을 발견했다. 눈가 주름보다 더 충격적인 비주얼이다. 아쉬운 따나 아이크림을 듬뿍 발라 임시처방을 하고 목주름 관리 제품을 검색한다. 불과 일, 이년 전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했다.

저자는 나와 남과 세사에 친절할 때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에게 친절하기 위해서, 우선은 몸에 친절하고, 다음은 마음에 친절해야 한다. 저자도 나처럼 혈당관리를 하고 있다는데, 아, 나도 혈당과 몸무게를 재어 몸 일기를 써야겠다. 좋은 팁이다. 제대로 혈당관리 못한다고 의사선생님한테 매번 혼나는데 시도해 봄직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에 친절하려고 기념일 노트와 배움 일기를 쓰고 있다고 한다. 좋은 방법이다. 나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좀 더 고민해 봐야겠고.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남에게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 (p.56)

최악의 부모와 최고의 부모를 가르는 것은 똑똑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특성이 아니다. 자신의 미덕을 자식에게 요구하느냐 요구하지 않느냐에 있다. 요구하는 부모는 통제하는 부모이며 요구하지 않는 부모는 관대한 부모다. 통제는 폭력의 주된 특징이고 관대는 비폭력의 주된 특징이다.(p.56)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들의 비밀

혼자 있을 수 있다면 외로움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혼자 있을 수 없는 이들에게 외로움은 괴로운 문제가 된다. 무엇이 혼자 있는 것을 즐겁게 할까. 그건 자기를 좋아하고 자기에 대해 궁금해하면 된다. 자기 자신은 평생 그 속을 들여다보아도 질리지 않는 유일한 존재다.(p.87)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어른과 꼰대의 차이

꼰대는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자기 이야기만 하고 남 이야기는 듣지 않는 사람, 입은 있는데 귀는 없는 사람의 다른 이름이다. 꼰대가 다른 사람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이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완벽한 생각도, 존재도 없는 걸 생각하묜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는 꼰대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중략) 꼰대에서 벗어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과 다른 하나는 남의 생각을 궁금해하는 마음이다. (p.106~107)

돈도 안되는 모임을

왜 계속 만드냐고요?

모임을 만들 때마다 내가 세우는 원칙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나를 포함해서 두 명이면 한다'이고, 다른 하나는 '내일이라도 문을 닫을 수 있다'이다. (중략) 주위에서 모임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았더니 두 가지였다. 하나는 더 크고 화려하게 만들려는 욕심, 또 하나는 초심을 잃고 모임으로 이득을 보려는 사심 때문이었다. (p.159~160)

나도 11년이 넘게 매주 모임을 하고 있는 독서동아리가 있다. 그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세운 원칙 중 하나는 저자와 같다. '모임에 딱 두 사람만 나오면 모임은 무조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독서모임이 11년이라는 세월을 매주 하고 있는 원천이 되었다. 이제 독서동아리 선생님들에게 토요일 오전 시간은 당연히 모임에 참석해야하는 습관이 되었다.

오십이라는 나이가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결국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거나, 아직 완성하지 못한 삶을 계속해서 걸어가거나 지금의 내 마음의 상태가 이후의 삶을 결정한다. 이쯤에서 한 번 정리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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