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뉘앙스 사전 - 유래를 알면 헷갈리지 않는
박영수 지음 / 북로드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말 뉘앙스 사전이라...사전이라는 것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아, 사전은 정말 두꺼운 데다가 딱딱하기까지한 느낌이다) 우리말의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에 읽게 되었다. 우선, 우리말이라 하면, 순수한국어뿐만 아니라 한자어로 된 단어와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말로 굳은 외래어를 뜻하는 것이다. 말그대로 외국어인 단어는 우리말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 책에서 제시한 몇가지 단어들 중에서 자주 쓰기는 하지만 외래어도 아닌 외국어를 가지고 이야기한 부분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우리말과 대응해서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단어일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엘도라도, 골드러시 같은 단어가 우리말일까?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에서 고민이 되었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제시해본다. 국어사전에 올라가 있는 외래어를 제외하면 외국어란 말일텐데 이 책의 제목이 우리말 뉘앙스사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절치 않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그 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이 책이 뉘앙스를 구분하여 설명했다는 점에서는 만족할만하였다.

내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있는가 하면, 내가 한국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없는 단어들이 있다. 전자의 경우는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상황을 이해하며,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일 경우이고, 후자는 한글세대의 젊은이나 혹은 무관심분야의 단어일 경우가 그러하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후자이고, 전자는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통번역을 할 경우 주의해야 할 것이다. 나의 경우는 직업적 특성상 관심을 가진 경우에 해당한다.

요즘 한국대학의 재정난 타개를 위해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인 외국인유학생이나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이 배우는 한국어는 초중급에 해당한다. 대학수업을 들으려면 고급한국어가 가능해야하지만 고급한국어를 교육하는 곳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이것이 평균적인 한국대학의 현실인지, 부산지역대학의 현실인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부산지역대학에서는 그러하다.) 그래서, 한국말의 늬앙스를 설명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5년 이상 거주하고 있으며 가정을 이루고 있는 외국인들과 만나보면 미묘한 그 어감의 차이를 설명하기 곤혹스러울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책이 있을까? 찾아보았지만, 아직까지는 나 스스로 용례를 모아서 분석해야 할 형편이었다. 그러던 참에 이런 책이 나왔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면서도 왜 그렇게 사용하는지 몰랐던 단어에 대해 어원과 함께 용례, 사전적 의미까지 제시하고 있다. 효용적인 측면에서 일단 만족한다. 처음에 제시했던 아쉬움과 더불어,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어원이 정확하지 않은 것이 많은 점이다. 민간어원설에 바탕을 둔 단어들이 몇가지 보이는데 좀더 학문적으로 확실한 어원을 제시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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