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위한 우리말 생각 사전
우리말알림이팀 지음, 김푸른 그림, 조현용 원작 / 주니어마리(마리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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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용 교수가 쓴 글을 어린이에게 알맞은 눈높이로 개작하여 쓴 책으로 보인다. 조현용 교수는 내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을 할 때, 많은 활동을 하시던 분으로 기억한다.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도 하는데,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다보면 예쁘고 고운 말, 좋은 말을 더 많이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야 욕이 난무할지라도 --;;

사실, 나는 주변에서 욕이나 나쁜 말들을 거의 듣지 못했고, 주변 사람들도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그런 말을 쓰지 않는데, TV나 영화, 요즘은 유튜버들의 방송을 보면, 어디서 저런 말을 듣고 왔을까 싶은 말들을 많이 사용한다.

옛날에는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면서 언어생활을 했다면, 요즘은 비대면 언어생활이 많다보니 입말이 아닌 글말이 마치 입말처럼 사용되는 경우도 자주 본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어린 친구들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것을 보면서, 그들은 저런 말을 어디에서 듣고 배웠을까? 생각하게 된다. 설마 집에서 그런 말을 쓸까? 안써도 되는 말들을 굳이 쓰는데야 이유가 있겠지만(세보이고 싶거나, 주목받고싶거나...) 이왕이면 곱고 예쁜 말로 주목받으면 좋겠다.

특히, 유튜버들의 언어 사용은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책의 주제들을 살펴보니, 그렇게 예쁘고 고운 말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인 것 같다. 그래서 쭉 훑어 읽어본다. 최대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1장은 '우리 모두를 생각하는 고운 우리말'이다. 제일 먼저 소개한 단어가 '아름답다'이다. 아름답다는 말에서 '아름'은 엣 우리말에서 '나'라고 한다. 그러니 아름답다는 말은 나답다라는 말이다. 나다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이것이 외모를 뜻하는 것은 아닐터,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아름다워질 것이라 전한다.

하나의 단어 뒤에는 생각해보기가 있다. '아름답다'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나다움'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의 장점을 생각해본다. 이렇게 하여 아름답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아간다.

이 장에서는 재미, 다르다, 못생겼다, 사랑, 인사, 사이가 좋다, 우리, 정, 정말, 실수, 소통, 조화, 만남 등을 다룬다. 이중에서 하나 더 살펴보자면 음...나는 '소통'이라는 단어를 살펴본다. 사전이란 것이 처음부터 줄줄 읽는 책이라기보다, 알고 싶은 단어를 찾아보는 책이니, 이렇게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소통이란 한마디로 말이 통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소통이라는 단어를 어디에서 가장 많이 들을까? 나는 당연히 회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기는 하지만, 그렇지않다면, 소통 진짜 못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대화하지 않을까? 그분은 아마도 이 분야에서는 단연 톱일거다.

더 쉬운 말로 '말이 통한다'가 있다. 마음이 맞아야 말도 통한다. 소통을 잘하려면 상대에게 관심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그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효과적일지, 혹시라도 오해하지는 않을지 신경쓰면서 제대로 내 마음과 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말하는 것도, 소통하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용기도 필요하다.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상대도 내 말을 들어준다. 그리고 그런 사람 곁에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든다.

2장은 '좋은 마음이 자라는 깊은 우리말'이다. 좋은 말은 좋은 생각을 담고, 못생긴 말은 삐뚤어지고 못난 생각을 담는다. 최선이라는 단어를 살펴보자. 우리가 평소 자주 하는 말 중에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이 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무조건 열심히 했다'는 말이 아니다. 최선이란 가장 좋은 것, 가장 선한 것이라는 뜻이니, 선한 일이나 좋은 일에만 이 말을 쓸 수 있다. 어떤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최선을 다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는 그러면, 최선을 다해 살고 있을까?

최선이 있다면 차선도 있다. 최선이 없어서 그 다음인 차선을 선택하는 경우 말이다. 늘 최선만 선택할수 없으니 차선을 선택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차악을 선택하게 되고 결국은 최악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P.79 요약)

차선을 선택하였더라도 기회를 잘 살려서 최선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차선은 나쁜 선택이 아니라 최선 다음으로 좋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더 선택해보면 '왕따'라는 단어가 나온다. 예전에는 '왕따'라는 말이 없었는데, 어느날부터 누군가는 '왕따'가 되어 있었다. 없던 말이 새로 생기면, 없던 상황이나 행동도 같이 생겨나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어렸을 때도 따돌리거나 함께 놀지 않았던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것이 그렇게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회적으로 따돌림이 지나치게 만연하게 되어 '왕따'라는 말이 생긴 것인지, '왕따'라는 말이 먼저 생기고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너느 누군가를 왕따라고 지칭하는 순간, 그 사람은 왕따로 낙인찍혀 살아간다는 사실은 끔찍한 일이다.

3장은 '들으면 힘이 나는 놀라운 우리말'이다. 여기서는 '차라리'라는 말을 살펴보자. '차라리'라는 말은 아쉽거나 짜증나거나 좀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일 때 사용한다. 둘다 마음에 안드는데 그 중에서 이게 좀 낫다...?? 하여간 이런 의미로 쓰이지만, 이 단어의 원래 뜻은 '편안하다'라고 한다. 즉,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라는 뜻이란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말을 쓸 때 후회하는데 쓰지 말고, 이렇게 하면 조금 더 내 마음이 편안해지겠다하고 써보는 것이 어떤가라며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단어들도, 원래 뜻과는 다르게 사용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책 한권 읽는다고 모든 것을 다 알수는 없지만,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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