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엄마의 뜨거운 육아법
타냐 바이런.사샤 바비스톡 지음, 정경옥 옮김 / 이끌리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인상깊은 구절
아무리 바빠도 부모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애써야 한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서 잠시라도 혼자 쉴 수 있는 시간을 내도록 노력하라. 지친 부모를 보며 지내는 아이가 변화되기란 어려운 일이다. (p.173)

 

제목만 보아서는, 여느 육아책, 자녀교육서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 책의 앞부분만 읽고서도 다른 점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루뭉실한 이론 설명이 아니라 이렇게 시작하라!는 강한 메세지부터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따라서, 그동안 수많은 육아서와 자녀교육서를 통해 이론적으로 필요한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데, 실천이 어려운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그만큼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방법을 제시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자, 그러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문제해결을 위한 첫걸음으로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은 [관찰일기]를 쓰는 것이다. 아이의 행동이나 성격의 문제점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문제해결을 위해 필수적인 요건인데,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느냐 하는 방법이 바로 관찰일기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행동의 모든 유형을 기록하려면 적어도 1주일 동안은 문제를 방치해야 한다](p.14)는 것이다.  아이의 문제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기 위한 1주일은,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그런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는데 있어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이의 문제행동을 수정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아도, 그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는데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그런 프로그램을 그냥 무심코 보았지만, 바로 그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걸 이 책은 이야기한다.

 

사실 아이의 행동을 시간별로, 행동별로, 기록하고 자신의 반응까지도 기록하는 일이 말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에게는 더욱 힘든 일이다. 그러나, 아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정도 고생(?)은 할 만한 가치가 있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라면, 아이를 봐주는 분에게 그 시간동안에 대해 관찰일기를 써달라고 하거나 휴가기간동안 할수도 있다. 사실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알고 있지만 육아를 담당해주는 분과 이 정도의 대화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때 물론 육아를 담당해주시는 분의 잘못을 집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란 점도 충분한 대화를 통해 밝혀야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전적으로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돌본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직장맘이라면 약간 응용해야할 것이다.

 

어쨌든,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당장 관찰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메시지는 구세주와도 같았다. 그동안 수많은 책들이 이야기하는 바에 대해 [알지만 못하는 일]을 강요하는 느낌에 불쾌감이 들기도 했는데, 이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책을 통해 막힌 곳이 확 뚫어지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물론 이 책의 사례와 방법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만사능통인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변형시키는 일은 바로 엄마, 혹은 육아담당자의 역할이다.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의 행동을 해석하면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없다(p.29)고 한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아이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을까? 일단 이 책에서는 나이에 맞는 문제행동은 문제가 아니라 발달과정(p.33)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이미 머리 속에 어른의 행동을 규범으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아이의 나이에 맞는 행동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또한 긍정적인 부모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 긍정적인 부모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알면서도 실천이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8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효과적인 스티커 활용법이 강조되고 있다. 칭찬스티커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티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까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단순히 칭찬받을 일을 햇을 때 스티커를 붙여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 스티커를 활용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세살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용해야하며 아이가 흥미를 잃으면 그만두어야한다는 주의사항도 인상적이다.

 

이 책은 아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모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 역시 하루종일 아이와 생활하는 부모에게는 그런대로 적용가능하지만 직장맘에게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다. 직장맘을 위한 조언이 거의 없는 점이 이 책의 단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육아담당자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육아담당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는가에 따라서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쓰신 분은 맞벌이 부부가 많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육아와 양육의 책임은 어머니에게 무게중심이 기울어져 있다고 하면서 엄마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어폐가 있다. 독한 엄마의 뜨거운 육아법은, 엄마가 아닌 육아담당자들도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이 모든 방법을 엄마가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육아를 담당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적용할 수 있도록 추천되어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