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은 고양이다. 특별히 고양이가 예쁜 짓을 하거나,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는 길고양이들이 많이 산다. 기르는 집은 없는데 길고양이들은 자꾸 새끼를 친다. 그래서 한솔이가 제일 자주 보는 동물이 고양이다. 아마도 그 탓인지, 그림책이든, 그림카드든 고양이만 보면 아는 척을 한다. "아옹~"하면서.. 어떨 때는 개를 보고도 "아옹~"이라고 해서 황당하기도 했지만..어쨌든 자주 보는 것이 호감을 주나보다.
어린이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강아지와 고양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옛날에는 고양이를 키우는 집이 참 많았는데, 요즘은 개들에 밀려 비싼 고양이가 아니면 천덕꾸러기들 뿐인 것 같다. 고양이가 나비를 쫓아다니는 풍경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나 어릴 적 병아리를 쫓아다니던 고양이가 생각난다.
이 책 속 고양이는 나비를 찾아다닌다. 제법 세밀화처럼 그려진 고양이가 사실적으로 보인다. 한솔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옹~"하며 아는 척을 해댄다. 고양이가 찾는 것은 예쁜 나비다. 반짝거리는 그림이 숨어있는 플랩을 들치면 고양이가 나비일까? 생각했던 것들이 딸기나, 새, 연꽃 같은 다른 사물로 나타난다. 사물의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파악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일부를 보고 나머지를 상상하는 놀이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들을 끌어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물론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되는 아이라면 더 좋겠다. 한솔이는 아직 그림 자체에만 반응을 보이는 때라서 여러 가지 놀이를 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플랩을 들쳤을 때 나타나는 그림들도 너무 예쁘다. 반짝거리는 소재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고양이가 나른한 봄날 나비를 찾아 가는 모습도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