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책 모임 하러 학교에 갑니다 - 책 싫어하는 아이도 빠져드는 책 모임 이야기
박미정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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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싫어하는 아이도 빠져드는 책 모임 이야기


이 책의 저자는 10년간 1,000회 이상 책 모임을 진행했고, 월 평균 10개가 넘는 모임을 이끌어온 초등학교 교사 박미정 선생님이다. 나도 책 모임(독서모임)을 10년 째 이끌고 있지만, 하나의 모임을 제대로 이끌어가는 것만 해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되는데, 월 평균 10개 이상의 모임을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저자는 그동안 해 온 독서교육을 다음과 같이 반성한다. 첫째, 어린이책을 작품으로서 온전히 읽지 않고, 수업 도구로 활용한 측면, 둘째, 지나친 활동 위주 수업으로 아이들의 작품 몰입 방해, 셋째, 실제로 높여주지 못한 독서능력이 그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책 모임을 교실에서 실천하기로 한다.

교실 책 모임은 '책 대화'에 집중한다. '책+대화=책 모임'으로 표현할 수 있다. (p.7) 북클럽이나 독서동아리와 같은 개념이다. 매주 1회는 책 모임을 한다는 원칙에 따라 1년 계획을 세워서 실천을 했다. 특정 시간에만 하지 않고 학급 운영을 책모임을 중심에 두고 모든 시간에 실천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렇게 책 모임을 이끌어온 저자가 교실에서 실천하는 책 모임을 소개하고 있다. 많은 선생님들이 참고가 될 것이다. 아무래도 학교 선생님들이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 이 책의 독자는 선생님들이 주가 되겠지만, 교실이라는 환경을 가정으로, 혹은 우리가 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 참조할 만한 것을 취해볼 수 있다.

학교 밖 교육은 '함께 읽기'가 이미 대세다. 보호자가 독서교육애 관심이 많다면 도서관이나 독서모임에 참여하거나 출판사 북클럽 등을 활용하여 자녀에게 함께 읽기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정보 검색을 해야 하고 책을 구입해야 하는 등 수고가 필요하기도 하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모들은 사교육을 통해서도 독서경험을 자녀들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그러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는 공교육의 장소이므로 그런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교육적 경험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교실이 독서공동체로 활용된다면 모든 아이들이 그러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나는 작은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이런 점을 느꼈었다. 작은도서관의 독서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독서교육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늘 아이들에게 학교 친구들에게 함께 모임에 참여해보자고 권유하라고 얘기하곤 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우리 도서관의 프로그램 홍보처럼 보여서 자주 말할 수는 없었다. 학교에서 일상적인 독서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아이들 스스로 책 읽기와 책 읽기 모임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2장 차근차근, 책 모임 바탕 다지기에서는 1년 독서계획과 함께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고 읽는 힘을 기르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동시 읽기는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내 생각과 감상을 말하고 동시의 문장 이면에 있는 생각을 읽어낸다. 책읽기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날마다 읽는 것이 좋다. 나도 챌린지독서 등을 통해 매일 읽기를 습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매일 10분씩이라도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써보고, 분량을 정해 천천히 읽음으로써 책 읽기 그 자체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장 두근두근, 책 모임 시작하기에서는 교실 책 모임을 크게 세개로 나누고 있다. 선생님이 이끄는 모임, 아이들끼리 하는 모임, 그리고 두 개의 모임을 결합한 형태이다. 또한 저자가 제시하는 책모임의 핵심은 질문하기이다.

책 대화를 위한 질문 유형을 참고해보자면 다음과 같다.(p.96)

  1. 감상(읽은 소감, 문장, 장면): 작품을 어떻게 보았나요?, 읽으며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나요?, 인상 깊은 문장이나 장면은 무엇인가요?

  2. 추론(인물의 의도, 일어난 일의 원인, 작가의 의도): 왜 그런 선택을 했나요?,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3. 평가(인물의 생각, 인물의 말과 행동, 인물의 선택, 작가의 시선): 인물의 생각에 공감하나요?, 인물의 말이나 행동을 어떻게 보았나요?, 인물의 선택에 공감하나요?,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공감하나요?

  4. 확장(내 삶에 적용하기):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요?, 만약 내가 주인공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만약 우리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만 던지고 아이들이 스스로 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 나는 답을 하는 과정을 선생님이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이 쌓이다보면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하는 상태로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제4장은 단단하게, 선생님이 이끄는 큰 모임이다. 2차시에 완성하는 모임, 일주일에 완성하는 모임, 천천히 읽고 나누는 모임, 한 권으로 두 번 하는 모임 등을 상세하게 방법을 소개한다. 참고할만한 내용이므로 선생님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독서교육을 하는 학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이다. 이런 내용은 저자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든 내용으로 실제로 교실에서 해본 방법이라 어느 정도 유효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5장은 한 걸음 더, 아이끼리 작은 모임에서는 아이들 모두가 충분히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그룹 대화가 가능한 모임을 소개한다. 어른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책을 읽고, 책벗을 찾아 책 대화를 나누는 삶(p.175)을 살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6장 알썽달쏠, 책 모임 더 알아보기에서는 책모임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가장 필요한 정보인 책을 선정하는 방법이다. 추천도서목록에 의지해서 진행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이 좋다고 하는 책이나 다른 아이들과 먼저 나눠본 사람이 권하는 책은 일단 믿을만하다. 좋은 책은 첫 문장을 읽는 순간부터 아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훅 끌고 간다.(P.227) 저자의 경험에 의해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좋고, 대화 나누기도 좋았던 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먼저 선생님이 좋아하는 책으로 진행하면 모임도 편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이 책들은 여러 번 읽어서 이야기 흐름과 인물 특성을 알고 있어서 부담감이 족은 책이다. 두번째는 할 말 많은 책이다. 아이들이 읽은 뒤 책과 관련 있는 자기 경험을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다. 낮은 학년일수록 이런 책이 좋다고 한다. 세번째는 여백이 많은 책이다. 조금 어려운 책을 읽으면 아이들은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다.

  •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문장을 이해하려고 긴 시간 애쓰다가 마침내 의미하는 바를 깨닫는 즐거움

  • 인물이 한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비슷한 내 경험을 떠올리고, 그때 내 모습을 돌아보며 나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놀라움

  •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만나 '내가 아는 게 진짜일까?' 혼란스럽다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확 넓어지는 걸 느낄 때 얻는 감동(P.233)

이 책의 부록에는 책 모임 추천도서와 책 대화를 돕는 도구, 참고도서 목록이 있으니 독서교육을 하시는 모든 분께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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