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들어가도 될까요? 똑똑그림책 3
녠왕판 지음, 쑨신위 그림, 강현욱 옮김 / 지구의아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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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 그림책인데, 한장 한장 넘겨보다 슬그머니 웃음이 지어졌다. 내용을 보면 전개가 뻔한데, 처음 거절 당했던 늑대의 활약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제목이 좀 평이한 게 아쉬운 그림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모래 사장에서 사진촬영하기 기법이라고 해도 될까? 표지 그림 말이다. 


제일 먼저 늑대가 양들이 모여 있는 곳을 두드린다. 엄마 양은 양들에게 늑대는 들여보내서는 안된다고 당부를 하고 외출을 한다. 아기 양들은 아마도 절대 늑대에게는 문을 열어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많다. 슬픈 표정으로 양들에게서 멀어지는 늑대의 모습 옆으로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들을 바라보며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본다. 뒷페이지를 넘겨보지 않아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미운오리새끼는 당연히 백조들에게 받아들려지지 않을 것이다.


이어지는 페이지에서는 토끼와 거북이, 기린과 사슴, 돼지와 멧돼지, 코끼리와 하마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의 대화는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하다. 이 그림책은 전체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그림 아래에 늑대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늑대는 양들에게 거부당한 뒤 불을 피우고 차도 마시고 훌라후프도 하며 혼자 논다.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가 끝난 후, 곰이 찾아온다. 곰은 누구를 찾아갔을까? 바로 다른 동물들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거부당한 동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들은 당연히 괜찮다고 들어오라고 한다. 모두 함께 놀면 더욱 즐겁고 재미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악어와 쥐도 오는데, 이제 그들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동그라미를 그어놓고 그 안에 모여있던 동물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까? 혼자 놀던 늑대가 그들에게 가서 현명한 조언을 한다. 


동물들이 너와 내가 다른 이유를 댈 때 우리는 그것이 그리 큰 차이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사는 곳이 다르다고, 종교가 다르다고, 직업이 다르다고, 성별이 다르다고, 우리는 그들과 나 사이에 선을 긋는다. 이곳을 넘어오면 절대 안돼. 어린 시절 책상에 줄을 그어놓고 짝지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했던 것이 기억난다. 


우리가 잘 아는 동화에서의 주인공들을 통해 익숙한 이야기에서 그것이 편견임을 인지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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