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달걀의 비밀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1
하이진 지음 / 북극곰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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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달걀의 비밀, 이 그림책을 나는 자꾸 4번 방의 비밀로 읽었다. 표지 그림에서 보여지는 닭들의 스크림같은 얼굴, 과연 4번 방, 아니 4번 달걀의 비밀은 무엇일까? 


세 친구는 좀은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그림을 보니 보통 좁은 집이 아니다. 지나치게 좁은 집이다보니 날개를 움직여도, 입을 벌려도 배변활동을 해도 서로에게 영향을 끼칠 정도이다. 그래도 이들에게는 즐거운 시간이 있었는데 바로 달걀을 낳는 일이다. 


좁은 집에서 서로 싸우고, 밀치고, 마음에 상처가 갈 소리들을 턱턱 내뱉았던 그들치고는 이 달걀을 바라보는 눈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사랑스럽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별 생각 없는 이들이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바로 그들의 알들이 항상 이름이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바로 '4'이다. 


4번 달걀? 


그들은 달걀이 항상 3개인데도 왜 4인지, 4시가 아니라 다른 시간에 낳는데도 왜 4인지, 혹시 암호가 아닌지 도대체 왜 4라는 이름을 항상 달고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보통 이야기 전개를 보면 누군가의 의문이나 각성에서부터 클라이막스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세 마리 닭들이 눈치 챈 이 비밀은 무엇일까? 그때, 그들의 집으로 부들부들 떨며 들어오는 검은 닭이 있다. 그는 4번 달걀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비밀을 아는 자, 쫓기는 자, 그리고 다시 잡혀가는 자... 


이 그림책은 짧지만 마치 스릴러물을 보는 느낌이 들게 한다. 4번 달걀의 비밀을 알고자 하는 닭들과 그 비밀을 알고 있는 닭의 출현, 그리고 다시 사라짐. 그리고 비밀을 아는 자가 다녀간 후 열린 문. 


과연 문밖으로 나간 닭들은 무엇을 보게 될까? 집밖으로 나갈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그들이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처음 마주친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자신들이 집이라고 여겼던 그 공간은 집이 아니라 농장이었다.


모두 4번 달걀을 낳고 있는 농장에서 그들은 탈출을 감행한다. 그리고 탈출 후 그들이 마주친 바깥 세상은 지금까지 살아왔던 곳과 다른 곳임을 알게 된다. 이들은 과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4번 달걀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한 편의 모험 애니메이션을 본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4번 달걀의 비밀을 설명해주는 글이 나온다. 나도 몰랐다. 4번 달걀이 그런 의미였는지. 


1번 달걀은 자연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자유롭게 사는 닭이 낳은 알이고 2번 달걀은 돌아다닐 수는 있지만 비존은 닭장에서 낳은 알, 3번 달걀은 4번보다는 넓지만 여전히 좁고 답답한 닭장에서 사는 닭이 낳은 알, 그리고 4번 달걀은 A4용지보다 좁은 케이지에 갇혀 사는 닭이 낳은 알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달걀의 96%가 해당한다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그림책을 통해 나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해야 할 아니 바꿔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자란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분명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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