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어요 작은 곰자리 65
아멜리 자보 지음, 아니크 마송 그림, 이정주 옮김 / 책읽는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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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어요.

이 말을 부모에게 혹은 선생님에게, 또는 또래친구들에게 털어놓거나 고민상담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될까? 많은 책과 상담자들이 주변 어른이나 또래 친구들과 상황을 공유하라고 전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부모에게 쫓아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들보다 이 그림책 주인공처럼 혼자만 끙끙 앓는 아이가 훨씬 많다. 그림책에서만 보던 나쁜 늑대같은 친구가 샤를로트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지만, 그런 사실을 털어놓기엔 너무 부끄럽다. 샤를로트는 특별한 이유 없이 놀림을 당하고, 미움을 받고, 괴롭힘을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샤를로트의 배 속에 기분 나쁜 덩어리가 생겨나고 그것을 없애려고 애쓰지만, 덩어리는 점점 더 커질 뿐이다. 게다가,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어한다. '멋진'아이들이 친구를 괴롭힐 리 만무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그 무리에 끼지 못하는 것보다 똑같이 '늑대'같은 친구가 되어서라도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그림책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황을 대비하여 보여주며 이렇게 하라 가르치지 않고, '피해자'의 마음을 잘 표현하여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잘 그려내었다고 생각한다.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한없이 강한 무리들 사이에서 나보다 더 약한 아이를 찾아내어 못된 늑대같은 행동을 해보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 아이 또한 자기와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샤를로트'는 못된 늑대가 되기보다 "그냥 못된 늑대들을 신경쓰지 말자"고 말한다. 아이들은 서로의 무리가 있고 또 그 나름의 사회를 형성한다. 똑같은 못된 늑대가 되지 않고 자기만의 사회를 만들어가려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할까?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이 그림책은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요즘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해자에 대한 벌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지만 피해자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가해자를 어떻게 벌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다시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자존감과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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