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르니까 함께해야 해 -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 다양성 행동하는 어린이 시민
마그달레나 게레로.마리아 호세 포블레 지음, 알프레도 카세레스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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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올라가니 새로 들어온 그림책이 보여 읽어보았다. 다르니까.....함께 하기 어렵다는 것이 보통의 생각인데 이 그림책은 다르니까 함께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어린이들에게 문화다양성을 알려주는 일은 중요하다. 


며칠 전 tv와 신문을 통해 K-문화, 한류의 부정적 기류에 대한 내용을 보고 읽었다. '사실'이 어떠할 지는 모르겠으나 일부라도 그런 기류가 있다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한국적 시각'이라는 것이 일부 '편협된 시각'이거나 '문화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의도하지 않은 차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자라면서 지니게 된 습관과 태도는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바로 수정될 수 없다. 지금의 우리는 그에 대한 고민과 스스로 의도적인 행동수정을 통해 생각과 태도까지 함께 수정해나가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나는 어렸을 때 '세계화'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그때는 세계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지금 아이들은 어떤가. 그들은 이미 글로벌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특별히 세계화를 강조하지 않아도. 하지만 역으로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의 생각과 문화'가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의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 우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은 그들의 문화, 우리는 우리의 문화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그림책은 함께 읽기에 적절한 때가 아닌가 한다.


2020년에는 세계 이민자가 2억 8천만 명이었다고 한다. 이민자들이 자기가 살던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를 하면 그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언어, 문화, 음식 등도 함께 따라간다.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더욱 풍요로운 문화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은연 중에 다른 곳에서 온 문화를 깔보거나 무시하거나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그 문화적 상징들을 잘못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그런가하면, 이주민들로 인한 문화 전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 안에서도 다양한 종족(또는 집단)이 있기 때문에 각각 다른 문화를 가질 수 있다. 한국 안에서도 지역별로 각기 다른 문화가 존재한다. 인터넷 상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조차 '비하'의 의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 작은 크기의 '한국' 안에서도 서로 다른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이며, 세계의 문화다양성을 논하기 전에 우리의 문화다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 꼭 다루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종교'일 것이다. 세상에는 4천5백개 이상의 종교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종교는 다르게 형성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가 제일이라고 하거나 종교가 없는 사람보다 있는 사람이 더 낫다는 말도 한다. 이런 생각이 점점 커지면 종교전쟁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라 부르는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사이비종교의 행태에 대해서는 좀더 고민하게 된다. '개인'의 행복과 안정을 위한 믿음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한 착취의 형태가 되었을 때는 다양성이라는 말로 포장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커밍아웃이라는 말 자체가 아주 낯설었던 때가 있다. 그리고 커밍아웃 또는 트렌스젠더여서 엄청난 멸시와 차별을 받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한 시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사람들,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그것 자체로 인정해주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평생을 자기정체성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거나 애쓴다. 거기에 자기 성정체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에 어떤 정답이 있을까? 한 개인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줄 때 나의 선택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았으면 한다. 그들의 성정체성이 용납하지 못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성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애쓰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다음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이야기한다. 2~30년 만에 내가 아는 가족의 형태도 엄청나게 달라졌다. 어쩌면 지금도 또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생겨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사회적으로 바꿔야 할 것들도 많아졌다. 입양가족, 재혼가족, 한부모 가족은 물론이고 동성 부모 가족, 위탁 가족도 생겨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챙겨 볼 주제는 장애이다. 장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며 선천적인 장애 외에도 후천적인 장애도 늘어나고 있으므로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그들의 권리를 '그들만을 위한 권리'를 본다면 안된다. 그들의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우리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서로 대화를 통해 거리를 좁혀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그림책은 글이 많다. 지식정보그림책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으로는 내가 이 그림책을 읽고 다시 한번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았듯이 편향된 생각을 좀 바꿔보고 싶은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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