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리디자인하라 - 변화의 시대에 직원의 만족도와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실전 전략
린다 그래튼 지음, 김희주 옮김 / 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일하는 방식이 아닐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 책이긴 하지만 딱 지금 우리가 함께 고민해보고, 바꿔볼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은 내용을 담고 있다.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의 '해동, 동결' 모델을 통해 제도적 변화가 얼마나 크게 일어났는지를 알 수 있다. 조직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동결'상태지만 조직이 외부 위험에 노출되거나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해동' 상태로 전환한다. 팬데믹 이전에도 일부 기업들은 이미 '해동'되기 시작하였다. 리스킬(RESKILL), 업스킬(UPSKILL)해야 하는 만큼 학습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위협이 줄어들면 조직은 '재동결'하기 시작한다. 지금이야말로 '해동'의 시대가 아닐까? 


이 책은 특히 시간과 장소를 떠난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근무'와 같은 업무 형태의 변화에 대한 실험을 집단적으로 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을 한다고 하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와서 업무를 통한 성과를 이루어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것이었다면, 지금은 과거의 '일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일을 리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나는 이 책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삶을 바꾼다'는 주제에 가장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조금 다르게 접근하며 읽었다. (혹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리디자인된 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거기에 맞춰 읽으면 된다)


저자는 일을 리디자인하는 4단계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그것은 이해하기>재상상하기>모델을 만들어 테스트하기>행동하고 창조하기이다. 


1. 무엇이 중요한지 이해하기. 

생산성에 중요한 스킬과 네트워크, 직무가 무엇인가? 기업 내부에서 지식이 어떻게 흐르며 그 흐름이 어때 보이는가? 직원들이 일과 회사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직원들은 고용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일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2. 미래를 재상상하기. 

중요한 것을 충분히 이해했으면 일을 최적으로 디자인하는 작업에 착수하라. 사무실을 직원들이 우연히 마주치고 대화가 흐르는 협력의 장소로 상상하라. 가정을 정말 건강한 삶과 에너지가 샘솟는 원천으로 상상하라. 집중과 조정을 뒷받침하도록 업무시간을 짜는 방법을 상상하라.


3. 아이디어를 모델로 만들어 테스트하기. 

이렇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모델로 만든 뒤 여러 가지 위험요인에 대한 안전성을 테스트하라. 미래 경쟁력을 갖추었는가? 단기적·중기적·장기적으로도 적절하고 목적이 뚜렷한가? 현재 진행 중인 기술 전환을 용이하게 하고 특히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스킬 전환을 뒷받침하는가? 모든 직원이 공평하고 공정하게 경험할 것인가?


4. 모델에 따라 행동하며 새로운 업무방식을 창조하기. 

업무 모델이 회사의 관행과 문화에 깊이 뿌리내리는 단계다. 그러려면 리더의 역할, 리더가 하는 말과 내러티브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리더가 관리자의 중추적인 역할을 인정하고 지원하라는 의미다. 또한 직원들이 디자인 선택 작업에 참여하고 변화 과정에 동참하도록 공동 창조 프로세스를 널리 시행하도록 한다.(P.34-36)


생산성을 뒷받침하는 행동과 역량에 영향을 미칠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우선 직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직군을 살펴 직군별로 직무를 선택한다. 한 가지 직무를 구성하는 다양한 과업을 살펴보면 된다. 과업이 무엇인지 알면, 직원들이 과업을 생산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방법을 상상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직무는 생산성 4요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에너지와 집중, 조정, 협력이 그것이다. 


우선 에너지. 에너지와 활력이 필요한 과업은 마감이 촉박한 프로젝트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팀 단위의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거나 고도의 집중력과 역동성이 필요한 회의에 참석할 때 등이다. 


두번째는 집중이다.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면담 조사 기록을 살펴거나 스프레드시트의 데이터를 검토하는 과업 등이 해당한다. 주의가 산만해지거나 여러 과업을 동시에 수행하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과업수행 역량이 떨어진다. 이런 과업을 수행하려면 고도의 인지 기능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조정이다. 집중은 개인적인 프로세스인 반면, 과업 중에는 타인과의 효과적인 조정을 통해 완수되는 것이 많다. 다른 사람과 연락하거나 순간순간 피드백을 받거나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관리하거나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업 등이다.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팀이 분열되거나 프로젝트가 표류하기 시작한다. 


네번째는 협력이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려고 교차기능팀을 구성해 협력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브레인스토밍 작업도 해당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협력이 실패하면 직원들이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을 수 있다.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알아보았다면 이제는 조직 내에서의 지식의 흐름과 네트워크 구조를 알아본다. 지식에는 묵시적 지식(암묵적 지식이라고도 한다)과 명시적 지식이 있다. 어떤 지식은 명시적이고 객관적이다. 매뉴얼이나 웹사이트, 안내서로 유통되는 명시적 지식은 기록과 접근이 용이하고 기업 전체로 쉽게 확산된다. 업무 디자인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명시적 지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신입 사원이나 새로운 팀원이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동료들의 스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이 보유한 소중한 지식은 대부분 묵시적 지식이다. 통찰과 노하우, 정신 모델, 틀을 짜는 방법 등은 개인의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명시적 지식보다 표현하고 성문화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묵시적 지식은 기본적으로 인간관계 안에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본질이나 범위, 깊이가 변하면 소중한 묵시적 지식이 훼손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직무를 살필 때는 해당 직무의 생산성에 중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그 지식은 신입 사원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의미에서 얼마나 명시적인지 또 얼마나 묵시적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5장 행동하고 창조하기에 보면 좋은 관리자에게서 네 가지 중요한 사고방식의 전환을 확인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좋은 관리자는 '우리 팀은 나의 성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전통적인 관리자 위주의 계층적 개념에서 '나는 팀의 성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한층 더 팀에 기반한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좋은 관리자는 직원들이 의욕적으로 몰입하고 스킬을 쌓도록 지원하거나, 피드백을 주며 코칭하거나, 응원하고 포용하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팀에 기여한다.


둘째, 좋은 관리자는 자원 비축에서 자원 공유로 사고방식을 전환했다. 예를 들어 '팀원들의 다음 승진에 집중해 부서 전출을 통제'하는 역할에서 '팀원들이 성장하고 부서 전출입 기회를 포착하도록 코칭'하는 역할로 한층 더 개방적이고 공유적이며 협업적인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셋째, 구조적인 팀에서 유동적인 팀으로 전환하는 회사가 증가하며 좋은 관리자는 '온전한 팀을 관리하고 통제한다는 사고방식에서 '우리 팀은 유동적이어서, 팀원들이 다른 부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고 다른 부서에서 인력을 빌려오기도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넷째,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이 증가하며 좋은 관리자는 일이 사무실 안에서 수행되도록 팀 내부에서 자원을 조달해 직무를 조직한다'는 사고방식에서 '일은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중심은 과업과 프로젝트이며 회사 안팎에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이 팀의 성과를 관리하고 평가하는 방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과 연간 목표 설정 및 평가를 직접 감독하며 성과를 평가한다'는 자세에서 '일과 코칭을 계속 우선시하며 결과에 집중한다’는 자세로 평가 방법이 바뀌기 때문이다. (p.275-2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