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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풀꽃 이야기 ㅣ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시리즈 2
현진오 지음, 이승현 세밀화, 고상미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길가에 피고지는 꽃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사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몇가지 꽃을 제외하면 풀이든 꽃이든 나무든 별로 생각한 바가 없다. 흔히 말하는 이름없는 들꽃, 혹은 이름모를 들꽃으로 뭉뚱그려놓으면 되니까. 그래도, 예쁜 꽃들로 사람의 눈을 끌거나 관심을 일으키는 장소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긴 한다. 가끔, 야생화전시장이란 곳에도 가보고 계절이 바뀌면 지자체에서 심어놓은 꽃들을 보면서 예쁘네..라고 지나치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 나라의 풀꽃들을 다루고 있다. 세밀화와 더불어 사진도 싣고 있기 때문에 보기에 편한 책이다. 그냥 무리지어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에서 이름과 그 특징을 알고 나면 의미있는 풀꽃이 되니 역시 모든 사물은 이름을 가짐으로써 그 존재가 명확해지나보다.
더군다나 이 책에서는 풀꽃의 이름을 아는데 그치지 않고 관찰기록장을 쓰게 함으로써 더 오래동안 기억하게 하고, 또 사라져가는 풀꽃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도시에서만 살아서 풀꽃을 볼 기회가 많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길가에 강한 생명력으로 피어나고 있는 풀꽃을 눈여겨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책인 것 같다.
요즘은 아이들 책이, 단순하게 어떤 지식을 주는데서 벗어나 관찰하고 실험할 수 있는 것이 대세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풀꽃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관찰할 수 있는지, 씨앗을 받아서 키우는 건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함께 있어서 좋다.
그러나,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토종식물과 귀화식물에 대한 저자의 태도이다. 저자는 귀화식물들이 토종식물들을 밀어내고 번식력 강하게 자라고 있음에 우려를 나타낸다. 말하자면, 귀화식물들은 이른바 잡초같은 것이라 우리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 귀화식물의 단점을 얘기하면서 실제로 피해사례를 든 건 돼지풀 하나뿐이다. 대신, 분꽃, 봉선화, 자운영, 토끼풀, 냉이, 질경이, 나팔꽃, 상치, 코스모스, 가죽나무, 무궁화 등 귀화식물의 예로 든 식물들은 우리가 좋아하는 풀꽃들 아니던가. 책에서는 곳곳에서 귀화식물이 많아져서 문제라고 하는데 이런 풀꽃들도 문제인걸까? 토종식물을 지키려는 의지는 공감하지만, 이런 식으로 귀화식물 전체가 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