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 - 사람의 속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본다
왕리 지음, 김정자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는다면


- 진화심리학이 뭐지? 마음과 행동을 연구한 갖종 실험에 대해 들은 적이 거의 없다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 진화심리학에 대한 관심, 마음과 행동에 대해 평소 책 좀 읽는다 혹은 실험 결과들을 좀 안다 하면, 이 책 말고 다른 책을 읽는 것이 좋다.


30가지 인간 심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증명할 많은 실험들을 소개한다. 실험 결과는 해당 명제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는데, 한편으로는 '의심'도 든다. 재미로 보는 거라면 재미로 끝낼 것.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드러내는 실험도 많은데, 나는 그것들이 조금 별로였다. 남자는 사냥을 하고 여자는 수집과 채집을 했다는 사실이 그렇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녀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땐 사실 좀 조심하거나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심리학

크게 5개의 파트로 나누어진다. 


- 후회없는 결정, 나도 할 수 있다: 결정의 심리학

- 정글 같은 직장에서 살아남기: 직장의 심리학

-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연애의 심리학

- 몸의 단서로 상대를 꿰뚫어본다: 행동의 심리학

- 외모가 말해주는 비밀:외모의 심리학

내가 가장 관심 있게 읽은 부분은 직장의 심리학.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를 더 선호한다. 여성상급자를 뽑을 때 남성과 여성 모두 목소리가 낮은 여성을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성상급자를 뽑을 때는 남성은 낮은 목소리를 뽑고, 여성은 목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또 여성은 위기상황에서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여성들은 다소 보수적이고 모험을 기피하며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인다(p.56)고 한다. 비슷하게 스트레스 상황에서 65세 이상의 노인도 보수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중요부서에서 여성과 남성은 기용되는 일이 어렵다고 한다. 


사실 목소리가 어떻든, 성향이 어떻든 간에 한국사회에서는 '여성' 혹은 '여성 리더'가 적다. 항간에서는 여성에 의해 역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젊은 남성들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은 상대적인 것이니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너그러운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너그러운 사람은 조직에서 다른 사람들과 개방적인 태도로 협력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동료를 돕는다. 그러나 감성지수가 높은 사람은 오히려 승진하기 어렵다고 한다. 술수에 잘 넘어가거나 회사에 손해를 입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속임수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CEO가 회사의 이윤을 증대하는 책임을 떠맡으면 스트레스가 커지는데, 동시에 그의 비사도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처리해야 할 업무량은 증가하지만 그에 걸맞은 동등한 권력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P.61) 


이 문장을 읽는데 정말 공감이 갔다. CEO와 비서가 아니더라도,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도 이런 관계가 형성될 수 있겠다. 아, 그래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지도... 주어진 보상과 권력에 따라 일하는 방법이나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팀에 여성은 두 명이 적당하다'(p.69)거나 '팀에 여성이 너무 많으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p.70) 있다거나 '한 팀에 여성이 세 명 이상이면 그중 한 명은 따돌림을 당하기 쉽다'(p.71)거나 하는 내용을 읽으면서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저자는 거기에 나름대로의 이유를 밝히고 있지만, 여성의 사회진출에 걸림돌이 많은 한국사회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여성으로서는 불쾌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많은 직장인이 초과 근무를 원하지 않는 이유는 초과 근무 수당이 잘 나오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랜 업무가 건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p.81)이며, '장기 근무가 위험한 이유는 이런 근무가 이루어지는 업종이나 직업 자체가 위험한 직군에 속하며 사람이 주의력과 체력을 오랫동안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p.82)때문이고, '교대근무는 잠재적인 당뇨병'(p.82)을, '야간 근무를 하는 사람이 유방암에 걸릴 비율은 정상 근무를 하는 사람보다 40% 높'고 '야간근무를 하는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을 증가'(p.84)시킨다는 문장을 읽으며, 우리 사회가 고위험직군과 열악하고 위험한 직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바로 얼마 전 화물차노동자의 파업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주52시간제 근무의 수정이 바로 떠오르는 이유다. 


내가 주의깊게 읽은 부분의 내용이 이렇다고 해서 이 책이 이런 머리 아픈 이야기로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사람들이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 할 때 매우 힘들어하는 이유라든가,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도 소개한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남녀의 차이, 이성을 사로잡는 6가지 매력 법칙, 남녀의 바람기 등도 알아볼 수 있다. 


요즘 '재벌집 막내아들'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왜 복수에 열광하는지도 설명한다. "피해자가 보복하려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만족을 위해서이다. 그러니 단순한 사과라도 이런 피해자의 심리를 위로해줄 수 있다면 그들의 보복 심리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분노로 인한 일시적인 총동과 공격성을 자제한 상태에서 먼저 사과하는 게 좋다."(p.144)고 하였다. 무슨 일이든 '사과'가 먼저라는 말이다. 최근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국민을 대표한다는 사람들의 태도가 떠오른다. 유족들의 분노를 부추기는 건 바로 그들이 아닐까?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와 '소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소문의 진짜 목적은 대부분 진상을 폭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제삼자의 이익을 희생시켜 '거짓 단결' 현상을 만드는 데 있다. 소문이 사회적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어 주는 이유는 여러 사람이 같은 사람을 증오할 때 강한 유대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p.155) 


심각하게 집중해서 읽을 책이라기보다 가볍게 훑어보면 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