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올 줄이야
최민지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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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길다. 아마도 하늘에서 내려오는 동아줄을 표현하려고 하니 길다란 책이 어울렸을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 온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는 아이가 있는 표지를 보며, 이 그림책은 옛날이야기일까? 하고 생각했다. 


아이가 외롭게 한 구석에 앉아있다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동아줄, 빨간 동아줄을 발견한다. 동아줄을 잡고 하늘로 올라가는 아이. 옛날이야기처럼 위험에서 구원해주는 이야기일까? 빨간 동아줄을 잡고 올라간 곳은... 빨간색 가름끈을 가진 책이었다. 


이 그림책에는 (보통의 그림책에는 없는) 빨간 색 가름끈이 달려있다. 책 속의 여자아이가 잡고 올라갔던 그 가름끈이 실제 이 그림책에도 붙어있는 것이다. 갑자기 그림책의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작가의 상상력이 빛이 나는 지점이다.


여자 아이는 빨간색 가름끈을 잡고 책이 있는 세상을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여자 아이 앞에 나타난 책사람은 글자로 이루어져있다. 한국 작가의 작품에서 가져온 문장들은 아무렇게나 찢어서 붙여놓은 것 같지만, 그 내용을 읽어보면 그 페이지의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는 문장들이다. 작가는 문장을 먼저 뽑은 다음에 책사람을 만들었겠지. 


책사람과 함께 책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여자 아이는 즐거운 모험을 즐기고 있다. 때로는 괴물책에 쫓기기도 하고, 맛있는 상상의 구름 과자도 먹으면서 말이다. 책을 읽으며 만나는 세상은 정말 다양하다. 우리가 책을 펼쳐 들면, 새로운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책은 우리를 스릴 넘치는 모험의 세계로, 신기한 환상의 세계로, 한없이 편안하고 포근한 세계로 그렇게 이끈다. 


어린이 그림책이라고 하기엔 의미하는 바가 너무 많아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그림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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