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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소리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30
정진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3월
평점 :
정진호 작가의 《심장 소리》를 읽었다.
아이는, 달린다.
일 등을 하려고 달리는 것도 아니고
공을 잡거나 살을 빼려는 것도 아니다.
달리기마다 많은 이유가 있듯이
이 아이가 달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아이의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면 그제서야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아이는 달리기를 한 후 만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한다.
개인 SNS를 사용하다 보면 1년 전, 5년 전, 10년 전, 혹은 무려 14년 전의 게시글이나 사진을 보여 주며 과거의 나를 추억하게 만드는 일이 있다. 오래전 작성했던 일기장이나 주고받았던 편지를 다시 읽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남긴 기록을 통해 기억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장면들, 거기서 나던 냄새, 귓가를 간지럽히던 소리들, 내 손에 느껴지는 감촉들. 그런 것들을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가 왜 달리는 것일까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다 마지막에 이르러서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품에 안고 있었던 그 긴 시간이 떠올랐다. 이 그림책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독자인 나는 과거로, 기억 속으로 그렇게 옮겨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