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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배달룡 선생님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저학년) ㅣ 신나는 책읽기 61
박미경 지음, 윤담요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평점 :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으로 초등 1~3학년에게 적당한 글밥책이다. 표지 그림을 보니 배달룡선생님은 어린이의 모습을 한 귀여운 선생님이다. 한 손에는 딱지를 한 손에는 사탕바구니를 들고 있고, 넥타이에 그려진 스마일조차 배달룡 선생님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린이책의 삽화는, 그림책과는 또 달라서 이야기의 분위기와 상상을 조금 제한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배달룡 선생님의 이미지가 그러하다. 어찌되었건 배달룡 선생님의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앞 이야기에서 배달룡 선생님은 어렸을 때 '학교 짱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물론 우리는 이미 '짱'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세상에서 아이들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짱"이 되기로 마음 먹는다.
선생님은 어린 시절의 꿈을 드디어 이룬다. 햇살초등학교의 교장이 된 것이다. 처음 학교에 가서 교장실에 앉아 사탕 하나를 빨던 배달룡 교장선생님은 쉬는 시간이 되자 어디선가 딱! 딱! 딱! 하는 소리에 깜짝 놀란다. 교실배치도를 확인하던 선생님은 교장실 바로 위가 1학년 교실임을 알게 된다. 1학년은 가장 용감하면서도 가장 잘 우는 학년이기 때문에 배달룡 선생님도 쉽게 건드릴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까?
배달룡 선생님은 학교 앞에서 광고지를 받아서 딱지를 접는다. 쉬는 시간이 되자 1학년 교실로 달려간 선생님은 아이들과 딱지치기를 한다. 이긴 딱지는 가져오고, 진 아이에게는 사탕을 나눠준다. 배달룡 선생님의 첫 해결은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이어지는 에피소드는 배달룡 선생님이 학교에서 아이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를 보여준다.
어렸을 때생각했던 것처럼,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 짱이 된 배달룡 선생님은, 해결 방법도 남다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수진이의 특기를 알아봐주고, 맛이 없는 학교 앞 가게의 메뉴 레시피도 알려주고, 다문화가정의 어린이와 (자칫하면) 학폭으로 연결될 수도 있었던 일들을 현명하게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실제로 많은 선생님들이 배달룡 선생님처럼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을 보면 늘 이런 생각을 했었다.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아이들과 비슷하다고. 그러니까 초등학교 선생님은 초등학생 같고, 중고등학교 선생님은 중고등학생 같은 느낌. 매일 같이 있는 사람들과 닮아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학교 선생님이 무섭고 다가가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도, 학교 선생님과 친하게 친구처럼 지내는 아이들에게도 '배달룡 선생님'같은 분을 만나는 일은 행운일 터이다. 학생들의 진로를 걱정하고 함께 고민해 주는 선생님, 학업이나 학교 생활에서 불편이나 어려움을 제거해주려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많은 학교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