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좀 주워 주세요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4
차야다 지음 / 북극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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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보자마자 풋~ 웃음이 난 그림책이다.

표지를 보자.

얄미운 표정을 한 공이 아랫쪽으로 튀어 간다.

토끼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어렸을 때, 이런 철조망 너머 굴러간 공을 누군가가 주워주길 기다린 적이 많았다.

내가 있는 이곳 부산은, 고지대가 많고 특히 학교가 높은 곳에 있다보니,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면 공이 저 아래 동네로 도망가버리는 일도 자주 있었다.

그래서 늘 내려다보면서 '공 좀 주워주세요'를 외쳐대곤 했다.

골목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남의 집 담을 넘어 공이 들어가버리는 일도 잦았다.

그때도 대문 안을 향해 '공 좀 넘겨주세요'를 외쳤었다.

바깥 놀이가 많았던 어린시절의 추억이다.

때마침 차야다 작가의 출간 기념 북토크가 있어서 다녀왔다.

차야다 작가는 부산 출신으로 (역시) 어린 시절의 경험에 기반한 그림을 그렸다.

토끼와 거북이의 테마를 가져 오긴 했지만,

작가에겐 '공의 움직임'이 이 그림책을 구상하게 된 동기가 된 듯하다.

공을 주워달라고 하는 토끼와

그 공을 발로 뻥뻥 차 올려주려는 동네 동물들의 모습이 재미나게 그려진다.


높은 곳에서 공을 내려다 보는 토끼, 내려가는 길이 멀어서 누군가가 이 공을 주워줬으면 좋겠다.

지나가던 거북이 할아버지에게 부탁을 하지만, 거북이 할아버지는 말을 잘 못 알아들으신다.

통통통 데굴데굴 / 슝 빙글빙글빙글 / 탕! / 지그재그 슛 / 부메랑 슛 / 독수리 헤딩 / 텅 탕 탱

토끼는 과연 공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단순하지만, 공이 튀어가는 궤적을 따라 함께 뛰어보다보면 어느새 토끼의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초연한 듯 제 갈길 가는 거북이 할아버지가 결국은 크게 한 건 하셨네^^

나는 이 그림책을 보면서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요즘 아이들도 이런 바깥놀이를 할까?

비탈길을 따라 굴러떨어지던 공을 쫓아 전속력으로 뛰어다디는 그때,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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