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은 보자마자 풋~ 웃음이 난 그림책이다.
표지를 보자.
얄미운 표정을 한 공이 아랫쪽으로 튀어 간다.
토끼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어렸을 때, 이런 철조망 너머 굴러간 공을 누군가가 주워주길 기다린 적이 많았다.
내가 있는 이곳 부산은, 고지대가 많고 특히 학교가 높은 곳에 있다보니,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면 공이 저 아래 동네로 도망가버리는 일도 자주 있었다.
그래서 늘 내려다보면서 '공 좀 주워주세요'를 외쳐대곤 했다.
골목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남의 집 담을 넘어 공이 들어가버리는 일도 잦았다.
그때도 대문 안을 향해 '공 좀 넘겨주세요'를 외쳤었다.
바깥 놀이가 많았던 어린시절의 추억이다.
때마침 차야다 작가의 출간 기념 북토크가 있어서 다녀왔다.
차야다 작가는 부산 출신으로 (역시) 어린 시절의 경험에 기반한 그림을 그렸다.
토끼와 거북이의 테마를 가져 오긴 했지만,
작가에겐 '공의 움직임'이 이 그림책을 구상하게 된 동기가 된 듯하다.
공을 주워달라고 하는 토끼와
그 공을 발로 뻥뻥 차 올려주려는 동네 동물들의 모습이 재미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