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타버스 세상의 주인공들에게 - 우리가 만나게 될 새로운 미래 ㅣ 아우름 52
이상근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평점 :
메타버스는 미국 공상과학 소설의 작가인 닐 스티븐슨 veal Stephenson이 1992년에 발표한 소설 《스크래시 snows Crash)에서 처음 등장한다.
"그렇게 되면 히로는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컴퓨터가 만들어 내서 그의 고글과 이어폰에 계속 공급해 주는 가상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컴퓨터 용어로는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상이었다."
현대에 와서 발명되거나 발견된 많은 것들이 '소설'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는 공상과학소설 혹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소설 같은 문학 작품에서 만났던 미래의 세계가 정말 우리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보고 있다.
영화나 소설 속이 아닌 우리 생활에서의 메타버스는 어느 정도까지 실현되고 있을까? 현재 메타버스는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이다. 이것은 현실 공간에 2D 또는 3D로 표현되는 가상의 물체를 겹쳐 보이게 하여 구현된다. AR 글래스나 3D 홀로그램(Hologram)을 통한 가상 회의가 이에 포함된다. 다음은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가 이에 해당하며 최근에 페이스북은 가상 현실 커뮤니티인 '페이스북 호라이즌 월드 Horizon World'의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세번째는 '거울 세계(Mirror Worlds)'를 들 수 있다.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여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 세계이다. 쉬운 예로는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이다. 가상 현실에서는 현실 세계의 인간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한다.
메타버스의 실현을 위한 기술은 계속 연구되어왔는데,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면접촉을 통제하고 비대면 상황이 강화됨에 따라 우리의 삶이 메타버스로 옮겨가고 있는 듯하다.
지금 우리 세대는 메타버스의 일부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고, 과연 이것이 어떻게 작동할까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이미 메타버스 속에서 놀이를 하고, 학습을 하고,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메타버스는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현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잘 모르는 메타버스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막연하게 우리가 열광했던 '싸이월드'가 메타버스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은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한다. 왜 싸이월드가 그 많은 이용자들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성공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까? 지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들의 확장된 세계를 볼수록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의 성장 전략이 달랐다고 설명한다. 싸이월드가 소모임 커뮤니티에 충실했다면 페이스북은 수평적 통합을 통해 지속적인 자극을 제공하고 플랫폼에 가능한 오래 머무르게 하였다. 페이스북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글로벌화를 선택하면서도 각국에 맞는 현지화도 꾀하여 성공한다.
앞에서 설명한 4가지 영역 외에 가상현실 VR과 증강현실 AR을 통합한 확장현실 XR도 있다. 혼합 현실 MR까지 아우르며 현실 공간에 배치된 가상의 물체를 느낄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현장 기술자들과 사내 엔지니어들이 혼합현실NIR 기술을 이용하여 소통하고, 원격 조종으로 실제 기계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정비, 생산 등을 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날 것이다. 의료계는 그 어떤 분야보다 먼저 확장 현실 기술이 도입된 곳으로 정교한 그래픽, 모션 캡처 등을 활용해 수술을 돕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AR로 환자의 수술 부위를 구현하고 그것을 실제 환자의 몸에 겹쳐서 의사들이 보이지 않는 곳도 직접 확인하고 수술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이 밖에도 손이나 팔다리를 다친 환자들의 재활 치료, 노인들의 치매 예방을 돕기 위한 훈련 등에도 확장 현실xR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P.91~92)
최근 가장 눈에 띄게 변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교육계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컴퓨터나 패드를 이용해 집에서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 수업에 확장 현실 기술을 이용한다면 실제 교실에 온 것처럼 실감 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집중도가 높아져서 학습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문화 산업 분야 역시 확장 현실 기술의 도움을 받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직접 문화체험을 할 수 없게 되자 비대면 공연, 여행, 축제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메타버스와 함께 최근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NFT도 소개한다. NFT는 암호 화폐와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 중 하나이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 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가상 자산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암호 화폐인 비트코인은 A가 가진 1비트코인과 B가 가진 1비트코인이 같은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서로 교환이 가능하다. 이를 대체 가능한 토큰이라 부른다. NFT는 각각의 고유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1:1 교환이 가능하지 않다. 이를 '대체 불가 토큰'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번 발행하면 제3자가 복제하거나 위조할 수 없고, 소유권과 거래 내역이 명시되므로 일종의 '디지털 소유 증명서' 처럼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P.122-123)
메타버스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쉽게 알려주는 책이다. 입문용으로 적당하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읽어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