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과 미술 사계절 Art Library 10
조용진 지음 / 사계절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몸에 대한 세번째 책을 읽었다. 어린이책인 [머리부터 발끝까지](길벗어린이)를 통해 과학적 생물학적인 몸을 알았다면, 샤오춘레이의 [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 몸](푸른숲)을 통해 문화적 의미로서의 몸을 알았고, 이제는 [우리 몸과 미술](사계절)을 통해 미술적인 관점으로 몸을 읽었다. [몸]이라는 주제가 막연했던 처음과는 달리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아주 낯익은 것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 몸]에서 읽었던, 혹은 언급되었던 예들이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이 다시 등장하는데 미술적, 美의 관점에서 이야기한 점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예술가로서 [몸]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연구한 흔적이 역력한 이 책은, 미술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기초적인 공부로, 나처럼 단순한 호기심으로 보는 이에게는 또다른 몸에 대한 지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미술학도를 위한 전문서적처럼 어려운 것은 아니다. 내게는 이 책이 오히려 앞서 읽었던 샤오춘레이의 책보다 더 쉽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어쩌면 샤오춘레이의 책을 먼저 읽었기에 이 책이 쉽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생물학자로서 몸을 바라보는 관점과 예술가로서 몸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달라야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일반인인 우리가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는데 그것은 [생존, 생활, 번식]의 유용성이라고 말한다. 이 주장이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 정말 그럴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한국인의 미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우려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사람이면서 서양의 것에서 미의 기준을 찾는 것에 대한 우려다. 그러나, 어쩌면 세계화-정말 이 단어, 이제는 쓰기 싫지만-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익숙해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한국적인 美를 지키고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서양의 것을 숭배(?)하는 시대인 만큼 젊은이들의 관점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인 듯 하다. 우리의 것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지고 만다. 그렇다고 우리의 것을 무시하자는 것도 아니고 전통적인 美의 관점을 버리자는 것은 아니다. 한국사람의 관점이 변한데에는 한국사람의 외형적인 변화-체형, 식생활 등-가 있었기 때문이고, 내적인 변화-국제화/세계화-도 있었기 때문이므로 잘못된 것이라 말할수는 없다는 뜻이다.

 

끝으로, 이 책의 초판이 쓰여진 지 20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산아제한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으나 그것은 걸러서 읽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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