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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 베르메유 숲의 보일락 말락 추격전,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ㅣ 바둑이 초등 저학년 그림책 시리즈 11
롤리타 세샹 지음, 까미유 주르디 그림, 윤민정 옮김 / 바둑이하우스 / 2021년 10월
평점 :
‘숨바꼭질-베르메유 숲의 보일락 말락 추격전’은 독특한 형식을 가진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다양한 형식적 시도를 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롤리타 세샹과 까미유 주르디 두 사람이 그려낸 '숨바꼭질'은 구석구석 찾아볼 것이 많다.
화면을 분할해서 그린 만화의 형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게 만화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양한 크기의 화면 분할 외에도
칸 밖으로 빠져 나간 말풍선으로 술래 바르톡의 목소리가 계속 들리면서
누크가 계속해서 이 놀이에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더지 바르톡은 숨바꼭질의 술래이다.
하나부터 일곱까지 눈을 가리고 수를 세는 동안, 누크는 숨어야 한다.
요즘도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할까?
내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집안이나 골목에서
친구들과 이집 저집을 넘나들며 숨바꼭질을 했었다.
숨바꼭질을 할 때는 숨은 아이를 눈감아주는 어른들이 있었고
살짝 숨겨주기도 하고, 그리고 시간이 흘렀는데도 찾지 못하면
'못찾겠다 꾀꼬리'를 부르며 놀이의 마무리를 했다.
이 그림책에서 어린 시절의 나의 숨바꼭질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술래가 숨은 아이를 찾으러 다니는 기본 법칙은 동일하다.
만화의 칸칸마다 위나 아래, 그리고 배경 속에 등장하는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크가 지나간 길을 따라 바르톡이 지나갈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뀐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린이책에는 반드시 착한 등장인물만 나오는 게 아니다.
이 그림책에서는 세탁기를 차지한 곰돌이가 그렇고
싸우고 있는 조랑말과 고슴도치들이 그렇다.
나는 화면 구석구석에서 다른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즐거웠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을 때, 엄마가 찾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숨은 이야기가 많아서 즐겁다.
그림책 속에 숨은 이야기는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시길^^
이야깃거리가 많아서 책을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