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로 우리에게 익숙한 카이사르를 먼저 살펴보자. 이 말은 카이사르가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강을 건너 이탈리아로 갈 때 병사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원래 그리스 희극 작가 메난드로스의 작품과 플루타코스의 영웅전에도 나오는 말이다. 카이사르는 던져진 주사위처럼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의외로 우리는 카이사르의 말을 몇 가지 더 알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이고 또 하나는 '브루투스 너마저'이다. 그가 남긴 말이 우리가 자주 쓰거나 볼 수 있는 문장이라는 사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카이사르의 풀네임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이고 '줄리어스 시저'는 카이사르의 영어식 이름이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을 때 신들의 이름이 다르게 읽히는 것과도 같다. 가이우스는 이름이고 율리우스는 성에 해당하며 카이사르는 가문명이다. 율리우스는 우리 식으로 하자면 '경주김씨'인지 '광산 김씨'인지 구분할 수 있다. 이런 설명은 '솔직히 뭔지 잘 모르겠는데 물어보기에는 부끄러운'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찰떡 설명이다. '카이사르'는 코끼리라는 뜻의 카르타고어 'caesai'에서 유래한 것으로 카이사르가 발행한 은화에는 코끼리가 있다.
카이사르의 시대가 열리면서 그가 내건 구호는 '클레멘티아', 즉 '관용'이었다. "폼페이우스는 공화정을 위해 카이사르를 상대로 싸우지 않은 사람을 적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했지만, 카이사르는 자기에게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않은 사람을 자기편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p.53 또한 개혁을 통해 로마의 재건을 약속했는데 그중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태양력이다. 로마달력은 카이사르의 씨족 이름을 근거로 율리우스력이라 불리는데 16세기 들어서여 수정되어 그레고리우스력으로 바뀐다.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와 카시우스롱기누스는 배신자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지만 오늘날에는 독재 타도의 관점에서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카이사르는 정치가로서는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로 평가받지만 권력욕에서 해방되지 못한 독재자로 평가받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위대한 정치 지도자로, 누군가에게는 폭군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어느 한 사람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관점과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는 이유기도 하다. 역사 속에서도 시대의 흐름이나 그 시대의 가치에 따라 인물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는 것을 우리도 익히 알고 있다. 지금의 선택이 언제나 최선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장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은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