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철학자를 사유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리고 내 삶에 사유를 투영하여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리처드 로티는 기존의 문법을 파기하고 자기만의 언어 사용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다르게 만들어가는 시인이나 소설가를 이르러 아이러니스트라고 불렀다. 즉 아이러니를 의도적으로 창조하는 사람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관성적으로 움직이려는 삶을 버리고 나다운 삶을 위해 결단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이 책에는 열 두명의 철학자가 나온다. 아리스토텔레스, 존 듀이, 프리드리히 니체,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마이클 폴라니, 질 들뢰즈, 움베르트 마투라나, 미셸 푸코, 리처드 로티, 자크 데리다, 조지 레이코프, 브뤼노 라투르가 바로 그들이다. 익숙한 이름도 보이고 낯선 이름도 보인다.
지식으로 지시하지 말고 지혜로 지휘하는 방법: 아리스트텔레스의 실천적 지혜
몇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의 시대에 대해 자주 이야기해왔지만, 과연 그런 날이 올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다면, 지금은 팬데믹 상황을 거치면서 어느새 우리 삶에 쑥 들어와버렸음을 깨닫게 된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이야기하면서 결국 '아리스토텔레스'를 소환해내다니.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실천적 지혜는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신천인지를 숙고하고 이 상황에적절한 대응을 취하는 자세를 말한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으로는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능력, 타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생각하는 능력(감수성), 이연연상의 상상력, 그리고 현실 구현의 실천력을 말한다. 질문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교육이 변해야 하고, 공감능력을 키우면 상상력도 키울 수 있다.
가장 와 닿았던 철학자는 비트겐슈타인이었다. 나의 개인적인 관심사의 영향이기도 하다. 언어가 틀에 박히면 생각도 틀에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