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 여우 - 숫자로 만든 스릴러 그림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66
케이트 리드 지음, 이루리 옮김 / 북극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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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나오는 그림책은 참 많다. 게다가 한 마리로 시작하는 것을 보니 숫자 놀이인가? 아니면, 배고픈 여우 이야기일까? 여우 한 마리의 얼굴이 그려진 표지를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본다. 이 그림책이 내 책상 위에 놓인지 좀 된 것 같은데, 이제서야 제대로 읽어본다.


여우 한 마리가 걸어간다. 알록달록 예쁜(?) 발자국을 남기며. 한솔이가 어렸을 때 에코센터에 가서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을 살펴보고 배웠던 적이 있다. 개과와 고양이과의 발자국이 달랐던 것 같다. 발자국이랑 배설물을 보면서 어떤 동물이 지나갔는지 확인도 해봤던 기 억이 있다.


이 그림책의 첫 페이지에는 여우 발자국이 한가득이다.

여우가 가는 곳은 닭들이 자고 있는 닭장이다. 살금살금. 부제처럼 '스릴러'를 느낄 수 있는 화면 구성을 보여 준다. 최근에 본 구미호 드라마들이 떠오른다. 옛날에는 구미호 하면 사람 간 빼먹는 여유였는데 요즘은 잘생긴 구미호가 많아서 이미지가 많이 달라진 듯하다. (말이 옆으로 샜네) 


여우는 살금살금 닭장으로 들어간다. 아무 것도 모르고 잠을 자던 닭들이 놀라서 푸드덕 깨어나면

여우는 맛있는 닭을 먹을 수 있을까? 어둠 속에서 닭털이 날리는 걸 보니 몇 마리 꿀꺽 했으려나? 싶은데...  

닭장 안에서 깨어난 수많은 닭들이 한꺼번에 여우를 쫓기 시작한다.

어둠과 대비되어 닭들의 화려한 색과 엄청난 개체수가 여우보다 더 무섭다. ㅎㅎㅎ

1부터 10까지 수를 세어가던 그림책이 갑자기 100으로 바뀐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중에서 이런 스릴(^^)을 느끼게 하는 그림책이 또 있었던가? 그림을 괴이하게 또는 무섭게 변형시키지 않으면서도 1, 2, 3, 4 숫자가 커지는만큼 긴장감도 커지는 그림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은근히 오싹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맨 앞 페이지와는 달리, 마지막 페이지에는 닭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있다. 여우와 닭이 한바탕 한 모양이다. 그렇지만 이 그림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우리는 '안도'를 하게 된다. 약간의 반전이 귀여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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