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에게 필요한 말들 - 막막한 10대들에게 건네는 위로·공감·용기백배
정동완 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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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올해 중3인 딸아이는 그래도 그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늘 있어왔다. 그러니까, 내 주변 지인들이 말하길 '아예 꿈이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래도 뭔가를 하겠다고 계속 얘기하는 걸 보니 부럽다고 한다.

그런건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누구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는 늘 바뀌었지만, '선생님'이 되고싶다는 생각은 늘 같았다. 그때는 선택지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아이들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하나를 정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시험 점수에 갇혀 '자신의 의지'따위는 필요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딸아이와 자주 진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직까지는 특별한 불안감이나 막연함보다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 같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면 우리가 예전에 경험했듯이 두렵고 막막함하고 초조해지는 시간이 올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공감해주고 용기를 불어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1강 진로고민은 처음이라, 2강 내 안의 나를 발견하는 일, 3강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을 때, 4강 지금 모습 그대로 소중한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 나눈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갈 것이다. 딱 그 시기에 할 만한 다양한 고민들을 다루고 있다.

미디어 세대인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는데 '아빠 어디가'라든가 '꽃보다~~'시리즈 등 이미 7~8년이 흘러버린 tv프로그램을 언급하여 조금 아쉬웠다. 책을 읽으려고 펼쳤는데 초반에 오래 전 tv프로그램이 등장해서 식상해져버렸다고나 할까? 그래도 성동일 배우나 윤여정 배우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고 최근에 멋진 배우로 회자되는 등 화제성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

윤여정 배우의 어록은 워낙 유명한 것이 많은데, 이 책에 나온 것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꽃보다 누나>에서 배우 이미연이 윤여정 배우에게 질문했어.

"선생님, 힘들게 결정해서 작품에 들어갔는데, 작품 자체와 작품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 이겨내세요?"

그러자 윤여정 배우가 대답하지.

"똥 밟았다, 생각하고 그냥 해. 어쩔 수 없잖아. 그런데 참 신기한 건, 그걸 하고 나면 또 한 사람을 얻더라고. 그리고 이 여행도, 떠나기 전에는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나는 일단 시작하면 절대 불평하지 않아. 왜냐면, 이왕 하기로 한 거니까.

아쉽지 않고 아프지 않은 인생이 어딨어? 내 인생만 아쉬운 것 같고 내 인생만 아른 거 같지? 다 아파. 다 아쉬워. 세월이 지나니, 하나씩 내려놓고 포기할 줄 알게 되더라. 나는 그냥 허울보단, 그저 재미나게 사는 게 목표야. 인생은 한번 살아볼 만한 재미있는거야."(p.38~39)

이 외에도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연예인들의 말을 실어서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 있다. 옛날에는 연예인을 롤모델로 삼거나 그들의 어록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의 그들의 말이 꽤 많은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중학생때부터 아니 그보다 더 어린 시절부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이 있다. 나는 한편으로는 그게 과연 좋을까 의심해본다. 나는 아이가 좀더 넓은 세상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정말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어야 하는데,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바라보며 옆을 바라보지 않고 앞으로만 달려서는 어렵지 않을까?

학교 공부는 정해진 답을 찾고 그 답을 찾은 아이들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한다. 그렇지만 사회에 나오는 순간 그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고, 대응능력이나 적응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경험치를 올려야 한다. 현장에서만 맞닥뜨리는 것 외에도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며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도 있고,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며 지식을 확장할 수도 있어. 또 인터넷으로 정보를 알아보는 식의 간접경험도 직접적인 경험 만큼이나 너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p.70)다.

스티브잡스도 처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서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었다. 한국 사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업의 기회나 창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었기에 여러 가지 일을 해보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처음부터 '딱 이거야'하고 그 길만 가는 사람보다는 이것 저것 해보다가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이 더 많다. 무엇을 할 지 탐색하는 과정을 거치는 일은 중요하다.

<Unlock>이라는 책에는 우리의 뇌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신경가소성'이 나온다. 뇌를 촬영해보니 문제를 잘 풀 때보다 잘 되지 않고 실패했을 때 뇌가 더 활성화된다. 실패할까봐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말라는 이야기다. 여러 번의 시도와 실패를 거친 후 성공했을 때 성장의 기쁨과 재미를 더 누릴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이 자주 하는 할만한 질문을 통해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함께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로 고민을 시작한 청소년들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몰라 방황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읽어볼 만하다. 보통의 진로 참고 서적처럼 어떤 '직업'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마음을 토닥여주는 그런 책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권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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