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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ㅣ 도코노 이야기 1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온다 리쿠의 소설, 벌써 7권째 읽는다. 이번에 아예 작정하고 읽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빛의 제국]을 다 읽은 후 뒷 표지의 아마존 재팬 서평의 구절을 읽어보았다. 가슴 끝이 저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거대한 장편의 여운이 느껴진다는 구절이 확 와닿았다. 온다 리쿠의 다른 소설에 대한 서평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온다리쿠의 소설은 또다른 이야기를 재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작품이다. 영화를 본 후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다음 이야기가 또 있을 것이라는 걸 암시하고 제2편 3편이 만들어지듯이 온다 리쿠의 소설도 가지치기를 제법 많이 하는 편이다. 이 책의 다음 이야기들도 나와있다하니 나의 생각이 틀리지는 않았구나 싶다.
내가 읽은 연작소설 중에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이청준의 [서편제]이다. 연작 소설 중 책의 제목이기도 한 [서편제]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책의 내용만큼이나 멋진 영화였다고 기억한다. 단편에 가까운 하나의 연작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깊은 여운을 주는 이미지와 이야기들로 채워져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머지 연작들에서도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갑자기 [서편제]이야기를 한 것은, 온다 리쿠의 [빛의 제국]도 연작 하나하나가 제법 큰 이야기 구조와 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도코노에 대한 이야기이면서도 다양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가가 후기에서 밝혔듯이 이야기 하나하나마다 다른 등장인물을 내세우려고 하다보니 조금 힘들었기도 했겠다. 그대신 이 연작소설은 각각의 이야기가 모두 하나의 구조를 가진 소설로 완성되었고 그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보니 모두 모아놓으면 제법 스케일이 큰 소설이 된다.
하나의 이야기를 독립시켜 또다른 장편을 하나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온다 리쿠의 다른 소설을 통해서도 확인이 된다. [빛의 제국]에서는 커다란 서랍이나, 오셀로게임, 국도를 벗어나 등이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었다. 하나하나의 연작들이 다 이야기가 확장될 수 있는 열린 구도를 가지고 있다. 온다 리쿠는 정말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내는 작가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