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손가락 이야기 산하작은아이들 15
로랑 고데 외 지음, 백선희 옮김, 마르탱 자리 그림 / 산하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 그림이 참 인상적인 다섯손가락 이야기.

어린이용 희곡으로 다섯 작가가 다섯 손가락의 이야기를 하나씩 하고 있고, 맨 마지막에 맺음말을 겸하여 [손가락들의 왕]이라는 글이 하나 더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희곡총서 중의 한권이며 2000년 5월에 프랑스에서 공연된 적이 있는 작품이라는 설명이 있다.

희곡에 대해 학교에 다닐 때 배운 내용을 떠올리면 이 책을 읽으면서 희곡이라는 사실을 느끼기 힘들다. 대사와 지문이 있고 막의 구분이 있는 그런 희곡이 아니라는 말이다. 두 명의 배우가 관객 앞에서 이 내용을 읽었다하니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희곡과는 조금 다를 것이다.

어쨌든, 이 책에는 다섯 손가락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외로운 엄지, 재주많은 검지, 이름을 얻은 중지, 게으름뱅이(?) 약지, 더러운(??) 소지, 그리고 이들 모두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마지막 한편까지 손가락들의 이야기는 마르탱자리의 그림이 함께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 좋은 책으로 각각의 손가락의 역할과 생김새 등에 대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는 손가락을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소지로 나누고 있고, 마지막 저자들이 직접 쓴 소개에 이르면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 약손가락, 새끼손가락으로 나누어지면서 우리말의 두가지 손가락 이름을 표현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두가지 이름을 다 알 수 있게 해 놓았다. 이건, 아마 원작과는 달리 한국적 상황에 맞춘 번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프랑스어로 손가락 이름이 몇개인지 모르므로 나의 추측일 뿐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쓴 작가들이 프랑스사람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 책이 한국적 시각이 아니라 프랑스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왜냐면, 여기서는 이름이 없는 손가락이 중지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없는 손가락은 약지이다. (그래서 무명지라고도 한다.) 그리고, 중지는 서양에서는 욕으로 쓰인 손가락이기도 하지만 한국적 사고로는 욕할 때 쓰는 손가락이 아니다. 지금이야 중지를 들면 욕을 한다는 사실을 한국 사람도 다 알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걸 가르쳐줄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리고, 약지는 영어로 the ring finger이라고 해서 결혼반지를 끼는 손가락으로 이해될 수 있겠지만, 한국의 약지는 약(藥)과 관련이 있으니 그 다른 점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외국문학을 아이에게 읽어줄 때는, 특히 저학년이나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는 부모가 개입할 필요가 있는듯하다. 스스로 외국과 한국의 의식의 차이, 문화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에는 부모가 책을 먼저 읽어보고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알라딘 서평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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